◎서울에서만 60∼70곳 위장성업/비밀통로 확보 보안요원 배치/일부 경찰묵인·비호의혹슬롯머신 업소는 신규허가와 영업갱신이 금지돼 완전히 사라져야 하는것이 정상. 그러나 버젓이 문을 열고 예전처럼 손님을 맞는 불법업소들을 도심 곳곳에서 손쉽게 찾을수 있다. 슬롯머신 업소의 경우 법과 규정은 있으나 마나한 꼴인 셈이다.
21일 본사 취재 결과 서울 강남의 신사·역삼역 주변, 강동구 천호동일대, 종로구 창신·관철동 주변 등에서 60∼70여개의 슬롯머신 업소들이 상호만 가린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상오11시5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빌딩 지하 1층의 불법 슬롯머신업소. 「××전자 1호」란 상호로 위장된 이 곳은 건장한 20∼30대 남자 서너명이 입구에서 서성이고 유리창이 선팅돼 내부를 볼 수 없는 점 외에는 일반 사무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내부에 들어서면 뿌연 담배연기 속에 「도박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낮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요란한 기계음 속에 30대의 슬롯머신 앞에는 직장인들은 물론, 60대 부인들이 슬롯머신 손잡이를무의식적으로 잡아당기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업소의 월순이익은 1억3천만∼1억5천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월초 서울 중구 을지로 5가의 「천지오락실」을 마지막으로 합법적인 슬롯머신업소가 자취를 감추면서 불법 영업방식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대부분 지하로 잠적, 2∼3중의 방음시설을 갖추고 10여명 안팎의 「보안요원」들이 일일이 손님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비밀통로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93년 슬롯머신사건당시 20%안팎이던 승률도 위험부담을 감안해 10% 이내로 조작됐다.
일부 업소의 불법영업은 경찰의 묵인과 비호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17일 하오2시께 「××전자1호」업소에 경찰관들과 취재기자가 함께 들어가 영업을 확인하고 나온 후 1시간 뒤 부근의 파출소측은 『업자들이 눈치를 채고 달아났다. 다음에 꼭 단속하겠다』고 말했으나 이 업소는 이틀 뒤인 19일부터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소는 버젓이 간판을 드러내놓고 영업을 한다. 강남구 역삼동 한 파출소에서 50 떨어진 D빌딩 1층 한 업소는 입구에 슬롯머신 간판을 내걸고 전자식 슬롯머신 영업을 하다 17일 주민제보로 단속됐다.<박희정 기자>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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