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내다보면 우리도 유망학과”/장학금 확대·연구여건 개선등 지원책 봇물/교수·재학생 합심 과설명회등 홍보 비지땀『신입생을 잡아라』 학부제를 실시하는 대학의 비인기학과에 비상이 걸렸다. 학부단위로 들어 온 신입생들이 학과선택시에 이른바 인기학과에만 몰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손을 놓고 있다가는 인기학과에서 밀린 탈락생이나 받아야 하며, 자칫 잘못하면 학과 축소 또는 존폐까지 거론될 상황이다.
속이 바짝 탄 비인기학과의 교수, 재학생들은 학과 홍보지를 따로 만들거나, 콜로키움강좌 교양학교 학과설명회 등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홍보행사를 앞다투어 마련하고 있다. 학교측에서도 비인기학과의 장학금 수혜폭을 넓히고, 연구여건을 개선하는 등 각종 지원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서울대 자연대는 인기학과 편중현상이 학과에 대한 정보부재에서 비롯한다고 판단, 학과 홍보에 주력키로 했다. 자연대는 학과마다 전공상담교수를 임명, 2학기때부터 12명의 전공상담교수가 번갈아 자신의 전공을 설명하는 「자연대 콜로키움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자연대는 또 신입생 설문조사결과 전공희망학생이 학과정원의 20%미만으로 나타난 지질학과 등 3개 학과에 연 5,000만원, 20∼40%인 통계학과등 2개학과에 연 3,000만원의 교육기자재 구입비를 우선 지원하고, 장학금도 기존의 2배 가까이 늘릴 방침이다.
연세대 이과대학 학생회는 자연과학부 신입생 330명을 8개반으로 나눠 이들을 각 학과에서 맡아서 책임지는 「학과후견제」를 실시하고 있다. 비인기학과 학생들은 과총회에 후견대상 신입생을 초청, 학과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등 「학과후견제」를 「과후배 만들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교측도 이과대학의 비인기학과 개설과목인 지구과학을 신입생들이 외면하자 이를 교양필수과목으로 배정하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학과별로 홍보지를 만들어 신입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특히 신입생들의 희망학과 편중현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문과대학은 지난달 말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을 초청, 신입생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갖는 기발한 홍보 이벤트도 선보였다.
동국대 상경학부의 경우 이달초 신입생들의 관심이 적은 무역학과 회계학과에서는 교수와 학생회 공동주최로 학과설명회를 열었으며, 몇몇 선배들은 비인기학과 교수들이 성적을 후하게 준다는 소문을 은근 슬쩍 흘리기도 했다.
연세대 장건수 교무처장은 『비인기학과 교수와 재학생들이 자신들의 학과목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학부제에 대한 가장 현명한 대처방법』이라고 말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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