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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화의 연구/황패강 지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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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화의 연구/황패강 지음(화제의 책)

입력
1996.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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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변질된 일 신화의 허구성 비판정치적 왜곡과 민족적 우월성의 허울로 가득찬 일본신화의 허구성을 철저히 벗겨내고 있다. 지은이는 한국구비문학계의 원로이자 신화학의 권위자인 황패강 단국대 명예교수. 지은이는 78년부터 일본신화의 원전격인 「고사기」 「일본서기」등 관련자료 연구는 물론 「열전신궁」 「나량신무릉」 「녹도신궁」등 신화의 현장을 답사했다.

지은이는 일본신화가 각 시대를 거치면서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통치이데올로기에 의해 철저히 왜곡·변질됐고 심지어는 일제의 해외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악용됐음을 밝혀내고 있다. 일본신화에는 한국이 많이 등장한다. 「일본서기」의 「신공황후 신라정벌」편은 일본의 한국역사 왜곡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공황후는 바람과 물결과 물고기의 도움으로 신라로부터 항복을 받고 인질과 보화를 80척의 배에 싣고 돌아오는데 이 소문을 들은 고구려와 백제까지도 자진해서 찾아와 항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신화는 물론 사실이 아님은 두말할 나위없다. 일본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지만 그러한 기저에는 우월한 문화를 가진 한국에 대한 동경심이 깔려 있다.

일본인들은 또 명치유신이나 태평양전쟁등 역사적 사건도 신화적 시각에서 접근한다. 태평양전쟁을 성전이라고까지 한 일제의 태도가 좋은 예이다.

지은이는 「인류가 공동으로 알고 기억해야 할 근원적 사실」이야말로 「신화」가 전하는 메시지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일본신화는 민족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인류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이 책에 이어 「한국신화의 연구」도 곧 출간할 계획이다. 지식산업사간·1만2,000원<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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