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이 쓴 조선 일상기물의 아름다움/생활집기·도자기 발자취 추적/종류·제작과정 등 꼼꼼히 기록작품이 제작자의 생활을 말해주고, 애용품이 그 소유자의 삶과 의식을 보여준다. 조선시대의 생활용품인 소반과 도자기에서는 조선인들의 순박한 의식과 세련된 미감이 드러난다. 민속학자 심우성씨가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천천교·1891∼1931)의 저서를 번역한 「조선의 소반·조선도자명고」(학고재간)는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조선 일상기물의 아름다움과 발자취를 추적한 책이다. 2월말 심씨가 번역한 야나기 무네요시(유종열)의 「조선을 생각한다」에 이어 8번째 학고재신서로 나왔다.
1914년 23세때 우리나라에 건너와 1931년 급성폐렴으로 사망할 때까지 17년간 머물렀던 그는 야나기와 함께 대표적인 조선공예연구가였다. 그가 사망 직전인 29, 31년에 잇달아 내놓은 「조선의 소반」과 「조선도자명고」는 조선문화를 왜곡하고 천시하기에 급급했던 당시에 생활집기와 도자기를 찾아 그 종류와 쓰임새, 재료, 제작과정, 생산지등을 꼼꼼히 기록한 글이다. 그는 『조선의 소반은 소박한 아름다움에 단정한 모습이면서도 일상생활에 봉사하며 세월이 흐를수록 아취를 더해가니 올바른 공예의 표본』이라고 극찬했다.
10여년간 도자기를 연구한 그는 또 조선의 도자기를 제례기, 식기, 문방구, 화장용구, 실내용구등 9가지로 나누고 각 부위의 명칭, 제작연모의 이름, 도요지등을 두루 살피고 있다. 체계적 연구나 정연한 고증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50여 컷의 자료사진과 직접 그린 187컷의 상세한 삽화가 자료적 가치를 높여준다. 조선총독부 농상공부에서 근무했던 그가 세상을 떠난후 그의 무덤은 45년 광복 당시 훼손되기도 했으나 64년 한국의 옛 동료들에 의해 망우리 공동묘지에 복원됐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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