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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서서히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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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서서히 “기지개”

입력
1996.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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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주택 올들어 2개월새 15,000가구 줄어/1월 토지거래건수는 작년 동기비 36% 늘어/“분양가규제 완화 등 지속땐 하반기 강보합세”부동산경기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주택이 팔리지 않아 건설업체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토지거래도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은 최근들어 정부가 부양책을 계속 쏟아내고 수요도 늘어나면서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8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주택업계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주택업체들이 미분양증가 등으로 주택을 건립하지 않고 놀리는 땅중 1조2,000억원상당을 사들이기로 했으나 정작 업체에서 사달라고 내놓은 땅은 예상했던 것의 27%에 불과했다. 부동산경기 회복세를 느낀 업체들이 주택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보유토지 매각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주택도 지난해말까지는 15만5,000가구 안팎에 달했으나, 올들어서는 1월 14만5,000여가구, 2월 13만5,000여가구로 줄어들었다. 3월말 현재는 13만가구정도로 잠정집계돼 주택경기가 바닥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심증을 주고 있다.

주택은행이 최근 실시한 「주택건설및 경기전망 지수(BSI)조사」에서도 2·4분기의 BSI는 120.8, 3·4분기는 143.9로 나타나 주택경기 회복전망을 뒷받침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주택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100이하이면 나쁘다는 표시다.

토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전국 토지거래건수는 올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1월에는 36.2%, 2월에는 17.2%나 전년동기보다 늘어났다. 투기억제책이 강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실수요자위주로 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개발연구원 주택연구실 손경환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가격은 가계 연평균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5대1(90년대초 10대1)로 떨어질 만큼 최저점에 있다』며 『4·11총선이후 규제완화에 비중을 둔 경제정책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부동산분야도 점진적인 분양가규제완화 등의 시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공산이 커 하반기에는 강보합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부동산값의 폭등세를 점치는 견해는 거의 없다. 부동산실명제등 투기억제정책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고 주택과 토지공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전문가들은 부동산가격이 예상밖으로 오르게 되면 국가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만큼 부동산경기가 「완만한 이륙」이 되도록 하는 정책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주식시장에 몰린 돈이 1∼2년후에는 부동산시장에 몰린 과거전례로 볼때도 주식시장이 활황세에 오르기 시작한 지금부터 부동산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정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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