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언어측면서 기존연구에 반기/“독특한 문체 등 진보적 지식인” 평가:「사드…」/“폭력에로티시즘 예술적결합” 주장:「매저키즘」사디즘과 마조히즘은 변태적 성행위를 상징하는 말이다. 이 두 단어의 어원이 되면서 평가가 왜곡된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1740∼1814·프랑스)와 레오폴트 폰 자허 마조흐(1835∼1895·오스트리아)의 문학세계와 삶을 재조명한 책이 도서출판 인간사랑에서 번역, 출간됐다. 샹탈 토마의 「사드, 신화와 반신화」와 질 들뢰즈의 「매저키즘」. 샹탈 토마는 여성작가이며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질 들뢰즈는 최근 세상을 떠났다.
19세기말 독일의 심리학자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 에빙은 사드와 마조흐의 작품에 등장하는 변태적 성행위를 그들의 이름을 따서 사디즘(가학성 음란증)과 마조히즘(피학성 음란증)이라는 전문용어를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그들의 문학적 재능과 삶은 편견과 왜곡에 가려져왔다. 두 책의 지은이는 전혀 다른 관점, 즉 문학과 언어적 측면에서 기존의 연구에 반기를 든다.
사드연구의 1인자 샹탈 토마의 「사드, 신화와 반신화」는 사드연구가 지금까지 편견으로 흐른 것은 사드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독특한 문체, 심리학적 통찰력을 갖춘 작가로서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사드하면, 강간 근친상간 남색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고 온갖 추문과 투옥, 도피, 정신병원수용으로 얼룩진 사드의 삶 또한 그의 부정적 이미지 형성에 큰 몫을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욕망과 시대모순을 끌어안으려 했던 진보적 지식인으로 사드를 평가하고 있다. 18세기말 프랑스 귀족사회에서는 극단적 성행위가 보편적 현상이었다고 전제하고 사드는 프랑스대혁명의 소용돌이속에서 사회질서를 재확립하려 했던 체제의 속죄양이라고 주장한다.
「매저키즘」은 질 들뢰즈의 「냉정함과 잔인성」이라는 글과 마조흐의 대표적 소설 「모피를 입은 비너스」로 구성돼 있다. 마조흐 역시 이름만 성도착증을 설명하는 용어로 살아남은 반면에 그의 작품은 철저히 외면당해왔다. 들뢰즈는 마조흐의 언어에 민담 역사 정치 신비주의 에로티시즘 민족주의 변태성등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혼합되어 있다고 말한다.
들뢰즈는 폭력과 성이 사드와 마조흐의 경우처럼 극단적이고 풍부한 언어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폭력과 에로티시즘의 예술적 결합이라고 주장한다. 또 묘사적 측면에서 마조흐를 암시의 예술, 분위기 소설의 대가로 평가하고 있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부록으로 마조흐가 파니 폰 피스토르, 완다등 두 여인과 맺은 「사랑의 계약서」를 싣고 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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