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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일의 야심/박영기 도쿄특파원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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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일의 야심/박영기 도쿄특파원 (기자의 눈)

입력
1996.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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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5월 일본 여당 자민당은 134개 단체가 참여한 「미일안보조약 저지 국민회의」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일안보조약 비준안을 중의원에서 심의없이 통과시켰다. 안보조약의 중의원 통과는 1개월뒤인 6월15일 580만명이 참여한 전국 규모의 파업을 촉발했고 4,000여명의 학생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격렬시위로 이어졌다. 이 시위에서 도쿄(동경)대 학생 1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부상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안보조약 반대투쟁은 기시(안)내각의 퇴진, 신보수주의 대두 등으로 연결돼 일본 정치사회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됐다.그로부터 36년만인 17일. 미국과 일본은 이 안보조약 개정에 합의, 일본 자위력의 영향권을 일본열도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광역화했다. 주일미군기지의 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있기는 했지만 주장을 낭독하고 비오는 거리를 행진하는 「점잖은 시위」였다.

오히려 이제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한술 더 떠 집단적 자위권 도입과 유사시 대비 입법을 거론하고 있다. 보수세력들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일본 위상으로 보아 집단적 자위권 도입과 자위력 확대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80년대 나카소네(중증근) 총리가 「전후정치 총결산론」을 주창한 이래 변화를 보여온 「일본 역할론」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패전직후 일본은 「1억 총참회」라며 전 국민이 반성하자는 공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던 것이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공헌」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92년부터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하고 있고 이제는 미국과 함께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책임진다며 냉전이후 새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국제무대에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미일안보공동선언에는 일본이 36년간 줄기차게 염원해온 군사대국화에의 「혼네(본음·속마음)」가 그대로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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