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폭식 등 섭식장애 급증/사회활동 지장·우울증 빠지기도/고전환 위한 행동치료 효과적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극단적으로 음식을 절제하거나 폭식하는 섭식행동장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정상체중인데도 비만하다고 믿으며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불만족스러움과 열등감을 가지는 것이다. 여성의 이상적 몸매기준이 어떻게 축소·변화하고 있는가는 58년전 제작된 디즈니만화영화 주인공 백설공주에 비해 최근 선보인 포카혼타스의 체형이 3분의1가량 날씬해진 데서 알 수 있다.
미스코리아의 경우 20여년간 평균신장은 8㎝ 증가한 반면 체중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거식증 또는 폭식증으로 알려져 있는 섭식장애는 이미 서구에선 70년대말, 일본에선 80년대말부터 학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장기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영양실조로 인한 여러가지 신체적 증상이 발생될 뿐 아니라 식사행동이 점차 불규칙해지면서 나중에는 식사행동에 대한 조절력을 상실, 폭식하게 된다.
폭식한 여성들은 죄책감 후회 부끄러움 절망감 등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때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토하거나 변비약 이뇨제와 같은 약물을 남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폭식과 구토의 악순환이 가속화하면서 점차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심한 경우 밖에 나가지도 못한 채 자기혐오감과 우울증에 빠져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섭식장애는 수술이나 약물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편이다. 현재까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치료법은 잘못된 식사패턴을 교정하고 음식 체중 체형 등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수정하는 행동치료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약 5개월동안 외래치료로 시행되는데 완치율은 50%로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인지행동치료 외에 약물치료 가족치료 정신치료 영양상담 입원치료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된다.
그러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결심과 치료자와의 신뢰, 그리고 가족의 끈기있는 이해와 지지이다. 일부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를 기피하고 내과 산부인과 비만클리닉 단식원 등을 전전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의 많은 여성들이 날씬한 몸매만들기라는 불가능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삶의 중요한 부분은 잊어버린 채 몸과 마음의 병만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김준기 마음과 마음 정신과클리닉 원장>김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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