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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추가사정 소문이 사실로/검찰 정재호씨 수사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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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추가사정 소문이 사실로/검찰 정재호씨 수사 뒷얘기

입력
1996.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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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보안유지 본인 연행전까지 눈치못채/“이전국장 계좌추적하는 과정서 혐의포착”검찰이 17일 정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을 전격적으로 사법처리함으로써 지난달 이종화 독점국장 구속후 끊임없이 흘러나왔던 「공정위 추가 사정설」이 사실로 증명됐다.

○…대검중수부는 16일 밤12시께 정국장 연행때까지 수사사실을 보안에 부쳐 검찰수뇌부조차 이날 퇴근때 안강민중수부장으로부터 『공정거래위 국장급간부를 조사하겠다』는 보고만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정국장은 이날 최근 사직한 표세진 전공정거래위원장의 송별연장에 참석했다가 밤늦게 귀가했으나 연행되기전까지 자신이 수사선상에 올라있는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후문.

○…검찰은 『정국장의 혐의는 이 전국장의 보강수사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부산물일뿐』이라며 공정위에 대한 「표적수사」시각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국장의 예금계좌추적과정에서 5백만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고 연결계좌추적과 업체조사에서 정국장의 혐의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정국장은 혐의사실을 부인하다 먼저 소환된 조선맥주간부들이 자금제공을 시인하자 『받은 돈을 빚갚는데 썼다』며 고개를 떨구었다는 것.

○…정국장의 수뢰당시 직책인 경쟁국장은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및 기준을 정하고 허위과장광고등을 단속하는등 막강한 권한을 지닌 핵심요직. 수사결과 정씨는 94년6월 「하이트맥주」에 대한 과대광고조사를 경미한 처벌로 해준 사례로 1천만원을 받은것을 비롯, 「문제발생시 선처」의 「보험금」과 단속무마비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그밖에 수십만원대씩의 돈이 공정거래위 직원들에게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으나 「떡값」수준에 불과, 사법처리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오 10시께 구속영장이 집행된 정국장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친구(조선맥주 김종철상무)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위원장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국장과 우사무관은 다른 업체들에 돈을 받은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더 이상은 없다』며 완강히 부인했다.<이태희 기자>

◎「경제검찰」 잇단 비리 얼룩 충격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의 핵심국장들이 잇달아 수뢰혐의 사건에 연루돼 그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경제력 집중방지및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설립된 준사법기관. 대기업들의 횡포를 막기위한 업무에 힘써야 할 고위 공직자가 오히려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그들의 이익에 앞장선 꼴이 됐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이종화전독점국장 수뢰사건으로 추락한 위신을 되찾기 위해 18일 전직원이 참여하는 연찬회를 갖고 직원윤리규정까지 선포키로 했으나 하루 앞두고 또다시 정재호정책국장이 구속되자 충격의 회오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인호위원장은 『이번 사건들이 구조적 문제에서 나온 것인지 개인적 차원에서 유혹에 넘어간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관료들은 『이번 사건을 공정위가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같은 부처의 국장 두 명이 한달사이에 수뢰혐의로 구속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그 배경과 공무원사회에 미칠 영향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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