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결혼생활 마감… 여왕의 기혼자녀 셋모두 파경4년째 별거해온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둘째아들 앤드루왕자와 왕자비 사라 퍼거슨이 10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양측변호사는 16일 성명을 발표, 『두사람이 자유의사에 의해 이혼에 합의했으며 이혼절차는 다음달말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부부의 이혼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칠순생일을 닷새 앞두고 발표됐으며 찰스왕세자 부부가 이혼에 합의한지 2개월만에 나왔다.
이로써 엘리자베스여왕의 네자녀가운데 미혼인 막내 에드워드왕자만 제외하고 3명 모두가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았다.
퍼거슨왕자비는 「폐하(Her Royal Highness)」라는 호칭을 포기하는 대신 「요크공작부인」이라는 작위는 보유한채 두 딸 베아트리스(7) 유지니(6)와 함께 런던인근의 저택에서 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은 이번 이혼으로 500만파운드(약60억원)의 위자료를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그녀가 손에 직접 쥐어지는 돈은 겨우 50만파운드에 불과할 것이며 나머지는 그동안 쌓인 부채의 탕감과 자녀양육비로 신탁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혼전 「바람둥이 앤디」라는 별명을 갖고있던 앤드루 왕자와 역시 혼전동거등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던 퍼기(퍼거슨의 애칭)는 동갑(36세)에다 둘다 먹고 노는 것을 즐겨 잘 어울리는 한쌍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왕실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퍼기는 곧 호화로운 해외여행취미, 뚱뚱한 몸집, 사치스럽고 촌스런 옷차림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다. 92년 별거를 전후해서는 외간남자들과 해외휴양지에서 밀회를 즐기는 사진이 연달아 공개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회복불능의 상태로 접어들었다.
엘리자베스여왕은 가장 귀여워하는 아들의 공식 이혼발표로 더욱 우울한 칠순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갈데까지 간 영국왕실한테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영국국민들도 적지 않은 듯 하다. 왕실전문평론가 주디 웨이드씨는 『이혼이야말로 앤드루왕자부부가 여왕에게 줄수 있는 최대의 생일선물』이라며 『이제 영국왕실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전에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2000년을 맞을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