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굿·판소리 록」 개발 야심속 출발/김종서·이승철 등 굵직한 가수 배출도그룹「부활」의 기록에는 「부활했다」는 표현이 많다. 그들은 많은 부심(부침)을 겪으면서 힘든 항해를 해왔다. 4장의 앨범만 발표했지만 국내 록음악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했고 김종서 이승철 등 굵직한 가수들을 배출해 냈다. 「가요계의 천재」로 불리는 재주꾼 김태원이 이끌던 무명 록밴드 「디 엔드」가 「부활」의 전신이다. 85년 「디 엔드」는 기타의 김태원 이지웅, 베이스의 이태윤, 드럼의 황태순, 보컬의 김종서로 진용을 새로 갖추고 이름을 「부활」로 바꾸었다.
나이는 20세 전후였지만 모두 중고등학교 때부터 활동했기 때문에 실력에는 빈틈이 없었다. 꿈도 컸다. 김태원은 『외국 록음악의 모방이 아닌 우리 것을 해보고 싶었다. 「굿거리 록」「판소리 록」등을 개발해보자는 의견도 많았다』고 당시의 야심을 이야기한다.
우선 콘서트를 통해 명성을 쌓았다. 4옥타브의 음역을 넘나드는 보컬 김종서는 관객을 열광케했다. 무명의 설움을 벗어날 무렵, 김종서가 군입대 문제로 탈퇴했다. 타격이 컸지만 이승철이 새멤버가 되는 기회가 됐다.
첫음반은 86년 10월 나왔다. 김태원의 작곡솜씨와 이승철의 세련된 가창력, 정교한 연주가 어우러진 그들의 음악은 쉽게 주목을 받았다. 「희야」「비와 당신의 이야기」등 무게있는 록발라드는 「부활」을 인기그룹으로 만들면서 음악적 성격을 규정하는 노래가 됐다. 2집 앨범도 「회상」을 중심으로 큰 평가를 받았지만 88년 이승철의 솔로 독립으로 해체됐다. 「부활」은 김태원과 김재기를 중심으로 94년 부활했다.
<한참 동안을 찾아가지 않은 저 언덕 넘어 거리엔 오래전 그모습 그대로 넌 서있을 것 같아 내 기억보다는 오래돼버린 얘기지 …> (사랑할수록, 김태원 작사·작곡, 1994년) 한참>
김재기의 처연한 음색이 일품인 3집앨범의 록발라드 「사랑할수록」은 댄스음악을 누르고 각종 인기순위 1위를 휩쓸었다. 김재기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지만 목소리가 흡사한 동생 김재희가 보컬을 이어받으면서 극복했다. 리더 김태원은 『한국적 록음악을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 우리의 음악적 성취와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라고 말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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