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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스틸라이프 위드라이스」출간 이혜리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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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스틸라이프 위드라이스」출간 이혜리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입력
199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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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동안 한·중·미 떠돈 외할머니 인생역정 담아”/31살 미혼 억척여성… 미 출판업계 화제네살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이혜리씨(31·사진)가 중국과 한국, 미국을 떠돌며 갖가지 역경을 이겨내며 살아온 외할머니의 84년 인생역정을 주제로 한 소설을 출간, 미출판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 한미박물관에서 소설 「스틸 라이프 위드 라이스(Still Life With Rice)」 출판기념회를 가진 이씨는 『소설 형식을 취했지만 내용의 80%는 외할머니의 실제 삶을 그렸다』고 말했다.

『미국 도서관에는 한국서적이 거의 없어요. 겨우 한국전쟁사 정도가 고작이고, 인간사는 물론 여성에 관한 책은 한권도 없어요. 소설이지만 실제상황과 각종 통계및 지명등을 정확하게 쓰도록 노력했습니다. 최소한 미국에서나마 한국 여성에 관한 참고서가 됐으면 합니다』

줄거리는 외할머니가 만주를 전전하다 해방후 북한 공산치하에서 고초를 겪은 얘기,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 월남해 남한에서 겪었던 고생담, 미국 이민후 당한 모진 체험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소설은 아직도 북한에 남아있는 큰아들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외할머니의 소망을 담아 끝난다.

그가 이 소설을 구상한 것은 대학을 졸업한 87년 한국을 다녀오면서였다. 91년부터 본격적인 자료수입에 들어가 먼저 외할머니의 구술을 테이프에 녹음했다. 90분짜리 테이프 50개가 넘으면서 그는 당시 한국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을 헤맸다. 원고작성까지는 3년이 걸렸다.

그의 책은 출판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서 책을 한번 내려면 100개 이상의 출판사를 접촉해야 겨우 한두군데서 반응을 얻는게 보통이지만 이씨는 10개 출판사를 접촉해 모두에게서 호의적 응답을 들었다. 그는 응답한 회사중 노벨상 수상작 정도의 수준작만 출판한다는 자존심 강한 스크립너 출판사를 골라 계약을 했다. 소설이 지난달초 출간되자마자 미주 전지역 서점에 깔린 것은 물론이다.

『한국인 스토리나 한인작가의 책이 많이 팔려야 영리사업을 하는 미국 출판업계가 한국얘기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씨는 책을 팔아서 나오는 수익금을 자신이 쓰기보다는 모두 한미박물관에 기증,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며 한국에서도 출판하기 위해 접촉중이다.

이씨는 UCLA 정치학과를 졸업한후 88년 뉴욕타임스 올림픽취재팀으로 서울을 방문하는등 미국의 신문과 방송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날 딸과 함께 첫시집 「남은 빛 사위는 하늘에」 출판기념회를 가진 아버지 이재학씨(61)는 『책도 출간했으니 이젠 시집을 가야 할텐데』라며 걱정했다.<미주본사=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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