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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선 팽팽한 백중세/차기 총리 인물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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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선 팽팽한 백중세/차기 총리 인물전 양상

입력
199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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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 자유동맹­중도좌파 「올리브연」 각각 40% 지지율21일 실시될 이탈리아 총선은 표면상 중도 우파정당인 자유동맹(AI)과 중도 좌파인 「올리브나무 연합」등 양대 세력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2년전 총선당시 우익 정책노선을 표방했던 전진 이탈리아당과 국민동맹·기독교 민주센터등이 자유동맹을 결성한데 맞서 좌익 민주당과 녹색당·공산당 재건파등 3개당이 「올리브나무 연합」이라는 이름아래 힘을 합쳐 세대결에 나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양대세력은 각각 40%내외의 지지도를 기록, 팽팽한 백중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세력의 정강정책도 확연한 차별점을 발견할 수 없다. 우파가 대통령제 도입을 주장하는데 반해 좌파가 이를 반대하고 있을 뿐, 정치안정과 감세에 대한 선심성 공약은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이번 총선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차기 총리후보의 인물대결로 귀착되는 양상이다. 20%에 달하는 부동층이 우파와 좌파가 각각 총리후보로 내세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59)전총리와 로마노 프로디(56)의 인물됨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고민은 두 후보가 모두 깨끗한 전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는데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마피아 연계의혹과 세무공무원 뇌물제공 혐의로 소송에 휘말려 있고 프로디는 산업부흥공사(IRI)총재 재직 당시 직권남용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더구나 12.6%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을 비롯한 어려운 경제 현실에도 불구하고 양측 후보들은 유세과정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대결보다는 치졸한 인신공격과 폭로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좌파진영은『베를루스코니가 부패혐의로 궐석 기소된 베티노 크락시전총리와 절친한 친구였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고 우파에선 프로디에 대해 『이미 용도폐기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는 총리감이 될 수 없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패혐의로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수사를 받은 447명의 정치인중 상당수가 다시 출마했다. 정치권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불신과 염증은 극에 달할 수 밖에 없다. 최근 4년동안 벌써 3번째 치르는 총선이지만 이번에도 정국안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수당의 출현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따라서 2차대전이후 50년간 54명의 총리를 배출, 「회전문 정부」라는 별명이 붙어야 했던 이탈리아의 이번 총선도 또다시 무기력한 총리를 배출하는 정치행사로 치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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