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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닷가·유채꽃밭 거닐며 담소/한·미 제주정상회담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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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닷가·유채꽃밭 거닐며 담소/한·미 제주정상회담 이모저모

입력
199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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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믿는다”에 “예측 맞았으면”/김 대통령 “방한정상중 가장 이른 시간 도착”/오찬회담 클린턴 주로 질문 김 대통령 답변/두 정상 “성과 기원” “후의에 감사” 아쉬운 작별▷오찬 및 정상회담◁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은 16일 낮 숙소인 제주 호텔신라에서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동북아주변정세등 공동관심사에 관해 약 50분동안 논의했다.

오찬회담은 클린턴대통령이 주로 최근 한일관계, 한중관계, 중·북한관계등에 대해 질문하고 김대통령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클린턴대통령은 미일안보조약에 관해 설명하면서 『주한, 주일미군은 상호보완적관계로 동북아 평화유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배석한 윤여준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한미통상관계와 아태경제협력체(APEC) 등에 관해 설명하면서 『APEC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조화롭게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찬을 끝내면서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자 클린턴대통령은 『일기예보는 틀려도 각하의 그 예측은 맞기를 바란다』고 말해 웃음과 박수를 받아냈다.

이에앞서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을 우리국민들이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으며 특히 제주도민들이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며 『클린턴대통령은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정상중 가장 이른 시간에 도착한 기록을 세웠다』고 인사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우리 일행은 이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회담을 갖게된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근 북한의 판문점 도발행위는 그 목적이 무엇이든지간에 역효과를 보았다』고 분석했다.

▷공동기자회견◁

정상회담을 마친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은 낮 12시35분 회담장을 나와 도보로 호텔 야외에 마련된 공동회견장에 나란히 도착했다.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설치된 회견용 연단에 오른 양국정상은 내외신기자 1백50여명을 향해 가볍게 목례한뒤 회견서두발언 낭독으로 회견을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서두발언에서 『우리 두사람은 한반도문제의 직접당사자인 남북한과 정전협정 관련국인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조속한 시일내 개최하는데 합의하고 이에 관한 공동제안을 발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린턴대통령도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로 초청해 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운을 뗀뒤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안정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모든 지원을 할 결의가 돼 있으며 현재의 동맹관계는 과거 어느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양측 기자단 2명이 각각 양국대통령에게 교차 질문하고 질문답변을 양측 통역관이 순차통역하는 방식으로 약 30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일문일답에서 북한은 한반도 평화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4자회담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강조했고, 클린턴대통령은 4자회담이 김대통령 주도로 이뤄진만큼 북한과 정전협정 등 한반도 평화문제를 별도 논의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김대통령은 회견이 끝난뒤 유채꽃밭 산책로로 클린턴대통령을 안내, 바닷가 등을 배경으로 잠시 거닐며 환담을 나눴다.

▷작별인사◁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미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하오 3시 회담장인 호텔신라 메인로비에서 작별인사를 교환하며 짧은 정상회담 일정에 아쉬움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다 클린턴대통령과 연분홍색 투피스 차림의 힐러리여사를 맞아 『일정이 짧아 아쉽다』면서 『남은 일정에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고 인사했고 클린턴대통령은 『후의에 감사한다』고 답례했다.

한편 제주 신라호텔측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클린턴대통령부부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고 힐러리여사와 클린턴대통령의 딸인 첼시에게는 총지배인 명의의 무료투숙초청편지를 전달했다.

▷산책◁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정상은 평복차림으로 호텔후원을 거닐며 산책, 대화를 나눴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숙소인 호텔6층에서 내려와 후원에 먼저 도착, 곧이어 후원으로 내려온 클린턴대통령을 맞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취재진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했다.

공동회견이 끝난 뒤에도 두 정상은 잠시동안 노란꽃이 만발한 유채밭을 거닐며 환담을 계속했다. 이자리에서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에는 유채꽃이 없다. 정말 아름다운 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으며 이에 김대통령은 『유채꽃은 기후조건이 맞아 제주전역에서 더욱 아름답게 피는, 봄을 알리는 꽃』이라고 화답했다.<서귀포=신재민·장인철 기자>

◎한·미공동발표문 전문

1.김영삼한국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96년4월16일 제주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및 한반도에서의 대화와 평화 증진을 위한 방안에 관하여 심도있는 의견교환을 하였다.

2.클린턴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안보공약을 다짐하고 한·미안보동맹관계가 굳건함을 재확인하였다. 양국 대통령은 항구적인 평화협정에 의해 대체될때까지 현 정전협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3.양국 대통령은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서 안정되고 항구적인 평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공동의 희망을 피력하였다. 양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적극적이며 열린 마음으로 협력 하기로 합의하였다.

4.양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안정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립하는 일은 한국민이 이룩해야할 과제라는 기본원칙을 확인하였다. 양국 대통령은 새로운 항구적 평화체제를 추구하는 것은 남북한이 주도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간의 별도 협상은 고려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였다.

5.김대통령은 한국이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북한대표와 정부 차원에서 만날 용의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는데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혔다. 양국대통령은 중국의 협력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였다.

6.이에따라 양국 대통령은 한국, 북한, 중국 및 미국 대표간의 4자회담을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제의하였다. 이 회담은 항구적 평화협정을 이룩하는 과정을 개시하기 위한 것이다.

7.양국대통령은 4자회담에서 광범위한 긴장완화조치도 토의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8.클린턴대통령은 한국의 이와 같은 주도적 제의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중요하고 적극적인 조치라고 평가하였으며 김대통령은 미국의 계속적인 지지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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