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변국 유화기류 따라 재계추진 각종사업 수면위로/대우, 남포공단 합영 마무리/진로, 농산물 가공단지 주력/LG, 위탁가공 전자로 확대/후발 삼성·쌍용 등도 뛸준비쌀회담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냉각됐던 남북경협관계가 총선이후 조만간 해빙기를 맞을 전망이다. 대우그룹을 비롯, 각기업들은 그동안 물밑작업을 통해 북한측과 협상해온 경협구상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남북경협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총선이후 본격적인 경협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정치적인 분위기로 입증된 상태. 16일 제주도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양국의 구체적인 공조방안이 협의될 예정이고 17일 북경(베이징)에서 열리는 두만강지역개발계획회의에서는 3차 쌀회담이후 6개월만에 남북한 당국자들이 대면한다. 무엇보다 총선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기반을 다진 정부는 대통령특별선언등 획기적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북 긴장완화의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미국과 이미 대북수교접촉에 들어간 일본등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경협재개의 필요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재계는 이미 정부의 대북정책이 유화국면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큰 줄기는 가닥이 잡혔고 이에 따라 조만간 경협확대를 위해 기업인 방북, 사업승인기준의 완화등 후속조치들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러시를 이루었던 기업인 방북과 하나둘씩 선보였던 대북투자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총선이후를 기다렸다는듯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대우다. 대우는 지난주말 북한팀장인 박춘상무를 중국으로 보내 남포공단합영계약의 마무리작업에 들어갔다. 3월말 김우중회장이 폴란드에서 인수한 FSO사 행사당시 남포공단사업이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힌 것처럼 남북합영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계약은 이미 확정단계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대우는 이달내로 합영계약 체결을 끝내고 남북 첫 합작품생산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영수부회장의 극비방북으로 눈길을 끌었던 진로그룹도 이번 방북에서 논의된 농산물가공단지조성을 밀고나갈 예정이다. 진로는 남포시 용강군에 대규모 식품가공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황해도등에 1,000만평의 부지를 확보, 농산물과 인삼등 한약재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2월 북한에 TV테스터기등 35만달러상당의 TV생산설비 반출승인을 받았던 LG그룹도 북측과의 협의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LG측은 북한에서 컬러TV생산을 통해 의류 봉제분야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에 한해 이루어진 남북위탁가공무역이 전자분야로 확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협의 자격요건인 사업자승인을 받아둔 고합 국제상사등 6개기업은 물론 나진·선봉 인프라사업으로 덩치가 커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던 삼성 쌍용등 후발주자들도 경협전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정책에 앞서 나갈 수 없어 발표는 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물밑작업에서 북한측과 어느정도 사업에 대한 윤곽은 마련해둔 상태』라며 『당국의 본격적인 경협허용방침이 나오면 그동안 추진된 경협사업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이재렬 기자>이재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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