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창틀 10여분 매달려/사다리 짧아 동료들 발만 동동【속초=곽영승 기자】 7층빌딩의 화재현장에 뛰어들었던 한 소방사가 10여명의 인명을 구조한뒤 자신은 끝내 숨졌다. 살신성인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보여준 이 소방사는 갑자기 덮쳐 온 불길을 피해 10여분간 창틀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다 동료들의 눈앞에서 추락해 숨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14일 밤 8시40분께 강원 속초시 동명동 로얄빌딩 7층 나이아가라주점 화재현장에서 속초소방서 영랑파출소 최복규소방사(27)가 추락해 숨졌다.
최씨는 이날 동료들과 함께 화재현장에 출동, 7층으로 올라가 불길속에 서 우왕좌왕하던 손님 10여명을 먼저 대피시켰다. 불길이 점점 거세지면서 동료소방사들이 모두 대피했으나 선두에서 또 다른 인명구조 대상을 찾고있던 최씨는 갑자기 덮쳐온 불길에 그만 갇히고 말았다.
최씨는 불길을 피해 7층 창문을 깨고 창틀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구조를 기다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장에 출동한 사다리차는 5층밖에 미치지 않았다. 최씨는 결국 10여분뒤 손에 힘이 빠져 추락하고 말았다. 동료소방사들은 『여느때나 다름없이 맨앞에서 인명을 구조하더니…』라며 통곡했다.
최씨는 군복무를 마친뒤 93년11월부터 속초소방서에 근무해왔다. 강원도는 최씨의 유해를 대전국립묘지에 안장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키로 했다.
한편 이날 불은 주점내부를 모두 태워 4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밤 10시10분께 진화됐다. 최씨등의 구조활동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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