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과 정부는 4·11총선거분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받은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 특히 김대통령은 세계화의 이름으로 세계시장의 개방체제속에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강화에 역점을 두어왔던 만큼 경제정책등 국정에서 정치논리를 배제토록 해야 한다.정부도 정치논리의 경제논리지배를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정부는 과거보다 상당히 개선됐으나 이번 총선거에서 여당 측면지원의 구태를 벗어 버리지 못했다. 신한국당등 여권의 압력으로 불가피했다고 핑계댈수 있을지 모르나 정치에 중립적이어야 하는 원칙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선심정책등 정부의 측면지원은 사실 유권자들로부터 반발을 초래, 여당후보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도 아니었다. 실효가 의문시된다. 정부의 선거관여는 결국 국정의 왜곡만을 조장하는 것이다. 정부 특히 정부의 직업관료들은 정치로부터의 독립에 노력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대통령과 여당측의 협력이 필요불가결하다.
김대통령과 정부 특히 김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잔여임기동안 그가 밝힌 「안정속의 개혁」을 추진하는 것만도 벅찬 일이다. 당면한 실물경제를 의도한대로 「경기연착륙」으로 끌고가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다행히 지난 1·4분기의 경제실태를 보면 경기하락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완만하다. 수출이 24·3%증가, 지난해보다는 저조하나 그런대로 계속 호조를 보여주고 생산·출하등도 역시 견실한 기조를 나타냈다.
설비투자·소비도 지난해 연말의 침체 추세에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4·11 총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됐던 신한국당이 거의 과반선을 확보, 정국의 안정이 기대되는 것이 경기회복세를 자극할 것 같다. 물론 김대통령과 정부는 경기연착륙 추진에 계속 진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김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공약했던 경제체제·제도개혁의 완수에 비중을 둬야한다. 금융실명제·부동산 실명제등 쌍둥이 실명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금리인하 등 금융경쟁력을 위해서 낙후된 우리 금융기관과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어떠한 형태로든 주인있는 금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공기업의 민영화,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증대와 민간자본 참여제도의 정착등도 실행돼야 한다. 또한 김대통령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관심을 보여온 중소기업 육성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해야한다. 한편 지자제와 중앙정부간의 실효적인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님비현상(혐오시설기피)의 극복도 적극적으로 중재, 타결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남·북경협의 틀도 확립해야 한다.
김대통령의 경제적 과제는 막중하다. 김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그 성과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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