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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굴·새정치(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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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얼굴·새정치(장명수 칼럼)

입력
1996.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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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총선결과에 대한 충격이 가라앉으면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이번 선거의 파장을 새김질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염증으로 63.9%라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유권자들은 바로 그 염증이 몰고온 신인돌풍으로 정치에 대한 기대를 회복해 가고 있다.이번 선거의 낙선자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인물이 여러명 있고, 각당이 거둔 성과에 대해서도 각자 유감이 있을수 있지만, 새얼굴이 대거 국회에 진출했다는 점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최연소 당선자인 김민석씨(31)의 TV인터뷰를 보면서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사람을 여러명 만났는데,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말도 표정도 주장도 기성정치인들과는 달랐다. 그는 국가와 민족을 목청높여 외치는 추상적인 정치가 아니라 구체적인 생활정치를 펴나갈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를 보면서 기성정치인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 신세대 정치인들이 얼마나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서 전체 지역구 당선자 253명중 44.6%인 113명이 초선이고, 전국구를 합친 299명중 48.7%인 145명이 초선이다. 수도권에서는 신인비율이 50%나 됐고, 3김씨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에서 신인진출이 두드러졌다. 14대 총선의 초선비율보다 10%정도 높아진 대폭 물갈이다. 초선 당선자들의 직업분포는 정치인 30명, 공무원 25명, 법조인 16명, 언론인 9명, 재야 9명, 교육자 8명, 경제인 8명, 의약계 6명등으로 전문직 출신이 두드러진다.

당선자의 3분의 1이 서울대 출신일만큼 전체적인 학력도 탄탄하다. 나이는 50대가 지역구의 반이상인 135명, 60대 59명, 40대 49명, 30대 6명, 70대 4명으로 「세대교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또 물갈이에서 나이가 기준이 될수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신인들중에는 쟁쟁한 다선의원들을 꺾고 승리한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경우 유권자들은 다선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했다기 보다 그들이 채워주지 못한 변화의 욕구를 신인들에게 걸었다고 볼 수 있다. 나이든 세대가 더욱 신세대 정치인들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현상인데, 구시대 정치에 대한 혐오가 더욱 크기 때문일 것이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다음 선거에서 더 준엄해질 것이다. 신인돌풍의 주인공들은 초선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잘 읽어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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