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드러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보다 정치의 새바람, 신인들이 대거 당선된 것이다. 새 얼굴들의 괄목할 만한 진출은 상대적으로 기성정치인들, 구정치인들의 대거 탈락, 퇴장을 의미한다.사실 정치판의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너무나 절실했다. 13일자 한국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이번 선거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세대교체로서 전체 지역구의 50%를 물갈이시킨 것은 국민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새 얼굴들을 많이 당선시킨 원인은 여러 가지다. 시대적 변화에 아랑곳없이 권력다툼과 파쟁만 일삼음으로써 오히려 시국불안을 초래하는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지도자들의 반민주적 행태와 정당의 사당화, 당리당략을 위한 대결 정치, 저질정치등이 그것으로서 한국 정치의 병폐를 더 이상 방치, 묵과해서는 안되겠다는 결단을 국민이 내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야 중진들의 대거 탈락과 신인들의 당선은 이변도 아니고 돌풍이라고도 할 수 없다. 즉 선진국가 수준의 민주 의정의 틀을 갖췄으면서도 지도자들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다선의 관록자랑, 과학적 연구 아닌 흥정식의 국정견제와 의정운영에 의한 정치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세대교체의 실천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곧 기성정치의 파괴요 구태정치의 파괴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민이 단행한 정치판의 세대교체를 계기로 각 당과 지도자, 그리고 신인들 모두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막중하다. 우선은 낡은 관행인 지역주의와 파벌정치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생산적 정치,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하는 한편 정치인들에게 통한 비리와 특혜가 더 이상 용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당은 특정 지도자를 위한 관료적, 붕당적, 수직적 당운영이 아니라 당내 민주화를 통한 수평적 운영이 돼야 하며 민주적 당운영은 정치의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다음, 지도자와 정당은 신인들이 당과 국회에서 새로운 의욕과 감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할 뿐더러 각 분야의 인사들이 골고루 진출한 만큼 정치의 전문화를 지향해야 한다. 적어도 세와 이만을 좇는 정치꾼들은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민의를 조사·확인하고 분야별로 연구하여 국회가 무작정한 여야의 힘의 대결장이 아니라 국리민복을 위한 민주적 경쟁의 장이 되게 해야 한다.
국민은 신인들의 대거 등장으로 당과 국회에 낡은 틀과 체질을 바꾸는 신풍이 불 것을 기대하고 있다. 15대 국회의 신풍실험은 장차 새 정치의 성패를 판가름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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