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부 “김책제철소 가동중단” 발표/사실여부·파급효과 눈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부 “김책제철소 가동중단” 발표/사실여부·파급효과 눈길

입력
1996.04.15 00:00
0 0

◎정보당국 “용광로 7개중 1개 가동”/상징성감안 한계상황 운영 가능성「김책제철소, 한계 상황을 넘어섰나」 북한 최대의 일관제철소인 함북 청진의 김책제철소가 가동중단에 들어갔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북한 전문가와 철강업계가 진위여부와 파급효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철은 바로 공산주의이다』『철은 산업의 쌀이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10월9일을 금속노동자의 날로 정해 거창한 행사를 해오는 등 철을 중시하고 있다. 김책제철소는 바로 북한 기간산업의 상징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오찬석상에서 『김책제철소가 지난해까지는 30% 가동됐는데 지금은 가동중단상태이며 움직이고 있는 것은 재래식 미사일 공장뿐』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도『김책제철소는 전력난과 코크스(철광석의 연소촉진물) 수입차질로 용광로 7개중 1개만 가동되고 있다』며 『전체 가동률이 20% 이하로 떨어져 가동 중단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통일원도 올들어 북한산 철강·금속류의 남한반입량이 급감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김책제철소의 사정이 심각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가동중단」사태에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용광로 7개 중 1개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일관제철소의 성격상 주용광로 3개의 불이 모두 꺼졌다는 얘기여서 공장이 안 돌아간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는게 다수 견해이다.

그러나 주용광로는 다시 불을 붙이는데 한달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고나 보수, 신규설립을 제외하고는 불을 끄지 않는 것이 철강업계의 상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동중단」은 다소 무리한 해석이라는 견해도 있다. 더욱이 김책제철소가 북한 산업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당국이 심리적·경제적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과연 가동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김책제철소가 주용광로 1개를 중심으로 산술적 한계상황인 30% 전후에서 근근이 돌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한 대북전문가도 『김책제철소는 93년에도 과부하 사고로 용광로 1개의 불을 끈 적이 있다』며 『김책제철소의 부분적, 일시적 가동중단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책제철소에는 북한군 최고위 간부가 상주하면서 군의 철 수요량을 챙겨가고 있다』며 『김책제철소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군수산업도 마찬가지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준규 포철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북한경제를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볼 수는 없다』고 전제 하면서도 『그러나 일반논리로 볼 때는 김책제철소의 가동중단은 북한 제철산업의 마비 상태를 뜻하며 이는 경제 붕괴의 「조짐」을 넘어 경제 붕괴 자체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일원과 포철에 따르면 김책제철소는 38년 일본에 의해 건설됐고 구소련의 지원 아래 확장 공사를 거쳤다. 주용광로 3개, 소형 전기로 13개 등을 갖추고 있고 생산량이 북한 전체 철생산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며 종업원은 3만여명이다.<김병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