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강화불구 당내 기반 취약 넘어야할 산15대 총선후 여권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역시 이회창선대위의장이다. 안정적 정국운영을 위한 여당의 적정의석확보, 특히 헌정사상 처음인 서울에서의 여대달성이라는 성과는 전렬의 선봉에 섰던 이의장의 역할과 절대 무관치않다. 따라서 그가 앞으로의 여권 체제개편과정에서 어느정도의 위상을 확보하고, 스스로는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지가 당내의 1차적 관심사가 되고있다. 이는 그가 처음부터 유력한 대권주자중 한 사람이었다는 점과 맞물려 여권의 「차기」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 같다.
이의장은 자신에 대한 이같은 「예민한」 시선을 의식한 듯 매우 조심스럽다. 그는 13일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모든 것을 당에 맡기고 한 사람의 국회의원으로 입법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원론」을 피력했을 뿐이다. 실제로 현재 여권내부의 환경은 그의 「입지상승」에도 불구, 자유로운 운신을 제약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소기의 목표달성으로 통치기반을 다시 공고히 한 김영삼대통령을 의식해야만 한다. 당내 기반이 거의없는 이의장으로서는 김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더더욱 중요할지 모른다. 또 이날 청와대오찬에 불참, 미묘한 파장을 일으킨 김윤환대표와 이한동국회부의장, 그리고 민주계중진등 기존 실세들과의 관계도 염두에 두어야하는 처지다. 이들은 언제든 이의장의 발목을 잡을수 있는 잠재적 견제세력이다.
이같은 역학구도와 분위기속에 섣부른 움직임은 당내 갈등을 야기하고 자신에게 정치적 상처만 안겨줄 것으로 이의장은 판단하는 듯하다. 따라서 이의장은 여건이 성숙할때까지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자세다. 이의장측은 대권논의 조기가시화나 극심한 정계개편등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올해는 이런 상태로 넘겨야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은채 마냥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의장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할 수있는 준비를 꾸준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장진영이 구상중인 전략은 「이회창대세론」의 관철이다. 요컨대 『아무래도 이의장카드가 가장 승산이 높지않느냐』는 인식을 확산시켜 당직도, 차기문제도 물이 흐르듯 부작용없이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의장은 일단 당내인사들과의 자연스런 만남을 늘려 이미지심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선거기간 1백37회의 지원연설과 지구당방문을 통해 갈수록 부드럽고 세련된 대중설득기법을 보여주었다는 게 중론이어서 그 「가능성」을 엿보게한다. 눈코뜰새없는 유세일정 가운데에도 두차례 당상황실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한데 이어 17일 실·국장단초청 오찬을 주재하기로 한 것은 그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본격화할 이의장의 물밑 행보가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