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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걸린 DJ “선택 기로”(변화하는 「3김 시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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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걸린 DJ “선택 기로”(변화하는 「3김 시대」:2)

입력
199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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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관망속 주도권 확보 나설듯/타당 제휴·2선 후퇴는 현실 한계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섰다. 김총재는 15대총선을 97년 대권도전의 중요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아래 1백의석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결과는 극히 실망스러웠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서울에서의 참패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대권가도를 튼튼히 다지려던 그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대권전략과 관련해 모종의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없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물론 김총재가 빠른 시일내에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같지는 않다. 그는 12일 선대위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번 총선결과를 패배로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당은 제1야당의 위치를 굳혔고 우리는 제1야당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시간을 갖고 내부전열을 가다듬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총재는 당분간 거취에 관련된 결단보다는 당세를 추스리고 제1야당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데 전념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출마여부 결정을 내릴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제1야당 지위를 활용해 정국의 한 축을 지키면서 정국추이를 관망하는 것이다.

김총재가 당내부전열정비를 끝낸 뒤 자신의 대권도전구상과 관련해 어떠한 방향 수정을 하고나설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 에서의 부진으로 그가 선택할 수있는 카드는 크게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김총재는 우선 당체제를 획기적으로 쇄신하는등 변신의 노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민의로 확인된 세대교체 여망을 수렴해 당지도체제에 신진인사들을 대거 전진배치시키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 다음주초에 모습을 드러낼 그의 당체제정비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김총재는 이같은 자구노력과 함께 연말까지 정국변화를 관망하면서 정국주도권을 확보할 기회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총재는 특히 여권의 차기대권경쟁 본격화에 따른 여권의 분열과 갈등상황등도 은근히 염두에 두고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가 자력으로 대권에 도전할 수있는 여지는 크게 좁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수도권에서 고정지지표외에 「플러스알파」를 확보하는 것은 그의 대권전선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러나 총선결과 수도권에서 이제 플러스 알파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오히려 그의 정계은퇴번복과 야권분열 책임으로 수도권의 고정지지세력에서 일부가 이탈하는 「마이너스 알파」효과조차 나타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당초 그가 세웠던 대권도전계획을 강행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그가 대권도전 전제의 하나로 상정했던 PK와 TK세력의 분열현상이 이번 총선으로 분명해진 만큼 TK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 자민련의 김종필총재와의 제휴도 김총재가 취할 수있는 카드이다. 이때는 내각제개헌추진문제가 핵심사안으로 부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총선핵심이슈로 내각제개헌저지를 내세웠던 김총재가 내각제를 매개로 김종필총재와 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총재가 취할 수있는 또하나의 선택은 자신이 2선으로 물러서고 후계구도를 가시화하는 방안이다. 이미 당주변에서는 이 방안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그의 후계구도권에 들었던 차세대주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선해 버렸기 때문이다. 김총재의 선택이 쉽지않다는 점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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