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에 패전인사·벌써부터 재기 시동/“KT 등 잠재력 입증돼 정계은퇴는 없을듯”선거에서 낙선한 현역의원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권에서 일정한 세를 갖고있던 여야 중진의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특히 예상외로 지지를 얻지 못한 각 정당의 수뇌부중에는 자신의 향후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중진급 인사들에 대해 가혹한 심판이 내려진 이번 선거에선 유달리 거취에 관심이 쏠린 여야 정치인들이 많다.
신한국당에선 충청권의 황명수의원(4선), 대구의 김용태의원(4선)에게 눈길이 쏠리고있다. 황의원은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민주계의 중진역할을 해왔으나 JP바람에 밀려 낙선했다. 황의원측은 『마치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며 심한 허탈감을 나타내면서 정계은퇴까지 거론할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당에서는 고령임에도 왕성한 그의 활동력등에 비춰 지역주의바람이 약해질 다음 선거에서는 재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TK정서의 벽을 뚫지 못한채 5선고지 앞에서 무너져내린 김의원은 두문불출한채 향후거취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김의원은 측근들에게도 아직 향후 진로등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등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당내 「빅3」으로 불리며 DJ이후를 노려오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신 이종찬·정대철부총재에게 이목이 집중되고있다. 특히 이부총재는 지난 11대총선으로 정계에 입문한후 처음 낙선한데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당적을 옮긴뒤 처음 치른 선거에서 낙선했기 때문에 허탈과 실의에 빠져있다. 이부총재측은 『권토중래의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구활동을 더욱 강화, 16대총선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정부총재측은 『선대위의장직을 맡아 다른 후보들에 대한 전국적인 지원활동에 치중한 것이 지역구민들에게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같다』고 패배원인을 설명했다. 정부총재는 아직 나이가 50대초반이어서 재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벌써부터 지역구민을 찾아 「낙선인사」를 하는등 분주하다. 정부총재는 특히 10여명의 당선자등 독자세력을 발판으로 국민회의 당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서울 성동을에서 패배한 조세형의원은 『잠시 쉬면서 앞일을 구상하겠다』며 당의 체제개편 필요성을 강조한뒤 외곽조직인 정학연구소 활동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김원기공동대표와 이기택상임고문의 향후거취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있다. 특히 이들의 행보는 민주당의 당운과도 직결되기에 더욱 그렇다.
김대표는 지역정서(정읍)에 비춰 이미 낙선을 어느 정도 예감했는 듯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김대표는 일단 자신의 문제보다 난파위기를 맞고있는 당문제를 수습하기위해 당최고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계은퇴불사의 배수진을 치고 김영삼대통령의 본거지에 뛰어들었다가 일격을 당한 이고문은 『3∼4일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민주당 지역구당선자 9명중 6명이 이고문계이고 득표수가 이대표의 잠재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는 점등을 들어 이고문의 정계은퇴가능성은 낮게 보고있다. 또 민주당의 생명력을 유지하기위해서는 이고문을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결국 정치권에 머무르며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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