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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신동선 교수 「현대수학의 이해」(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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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신동선 교수 「현대수학의 이해」(명강)

입력
199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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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약한 여대생도 빠져드는 「수의 세계」/미학·언어학 넘나드는 달통한 강의에 칠판 나가 직접 문제푸는 스릴도 만끽『수학이 재미없다구요?』

딱딱하고 지겹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학이 말랑말랑하고 재미가 솔솔한 과목으로 바뀐 곳이 있다. 10일 낮12시30분 이화여대 종합과학관 B동 153호 강의실.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고 교수는 강단을 내려와 학생들에게 마치 옛날 이야기하듯이 강의를 하고 있다.

『도넛과 커피잔, 삼각형과 타원은 기하학적으로 각각 같은 도형입니다. 자유자재로 변형될 수 있는 찰흙 반죽이나 고무판을 이용해 이들 도형이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학문이 바로 「위상수학」이자 「현대수학」입니다』 수학과 신동선 교수(59)의 「현대 수학의 이해」의 강의 현장이다.

8년전 개설된 「현대 수학의 이해」는 올해에도 수강희망자가 200명이 넘어 어쩔 수 없이 분반을 해야 했다. 수강 학생들의 대부분은 놀랍게도 수학전공자가 아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는 수학책을 보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인문 사회계 학생들이다. 「수학이 재미있다」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찾아온 학생도 있고, 「수학은 결코 재미있을 수가 없다」는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러 온 학생도 있다. 그러나 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이들은 모두 『수학은 재미있다』고 말하게 된다는 것이 이미 이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의 얘기다.

이대생들이 이 강의를 「명강」대열에 끼워놓은 까닭은 두가지. 숫자와 기호로 이루어진 수학을 컴퓨터 물리학 미학 언어학 건축 등 여러 분야와 연관지어 흥미롭게 설명한다는 것이 첫번째고 학생들이 직접 나와 칠판에 문제를 푸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것이 두번째다.

중·고교시절 다리를 후들거리며 칠판앞에 선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지만 이 시간에는 별로 두려움이 없다. 푸근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면 되고, 혹 잘못 풀더라도 선생님의 회초리가 아니라 학우들의 폭소와 격려의 박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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