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수도 런던 중심부의 남서쪽 한모퉁이에 다우닝가가 있다. 영국의 관청가다. 외무성과 식민성이 있다. 그 10번지가 수상관저다. 영국의 근대내각제도가 시작된 18세기부터 줄곧 수상관저가 이곳에 자리잡아 왔다. ◆관광객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이 수상관저의 서민성이다. 관저가 일반시민의 주택처럼 길가에 바로 마주해 있는 것도 그렇거니와 관저앞에 담당 경관 1명이 무장도 하지 않은채 경비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건물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2층건물이다. 수상관저하면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권위와 위엄의 치장이 없다. ◆우리나라의 군사문화가 전성기를 이루었던 80년대 초 출장길에 이곳을 관광했던 한 한국인 상사맨이 런던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영국인 현지직원에게 『수상관저가 뭐 그렇게 일반주택처럼 시시하냐』고 했다. 그는 한국인 손님을 잠시 쳐다보더니 『당신은 그 수상관저를 길거리로 끌고나오기 위해 영국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피를 흘렸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4·11총선거는 97년 대통령선거와 관련, 3김정치구도의 개편등 중요문제가 걸려 있는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인 63·9%였다. 지난 14대의 71·9%보다 무려 8%포인트가 낮았고 지난해 6·27지방선거의 68·4%보다도 4·5%포인트 낮은 것이었다. 이렇다 할 쟁점도 없는데다가 날씨가 화창, 봄나들이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 기권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총선거는 선거 그 자체에 무게가 있다. 정치세력이나 집권세력을 교체할 수 있는 주권의 행사다. 투표행위에 바로 의미가 있다. 더욱이 이번 총선거에서는 1천표 이내로 당락이 판가름 났던 혼전지역이 20여곳이나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표가 대세를 가른다. 또한 오늘의 자유스런 총선거를 가져오기 위해 우리가 흘린 피와 땀은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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