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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명망가들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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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명망가들 “엇갈린 희비”

입력
199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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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김민석·이우재·이재오 “화려한 등장”/서경석·장기표·이성헌·심재철 “현실벽 절감”재야인사에서 제도권 정치인으로 변신한 「운동권출신 명망가」들은 이번 총선에 각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일부는 진입에 성공한 반면 일부는 정치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했다.

○함운경씨 분투 무위

80년대 중반 「반미 반제」등을 주장하며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민석 후보(31·영등포을)는 전국 최연소 당선영광을 누린 대신 미문화원 점거농성을 주도했던 삼미투위원장 함운경씨(33·무소속)는 관악갑에서 1만여표를 얻는 등 선전했으나 낙선했다.

같은 시기에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영춘 후보(34·신한국)는 서울 광진갑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연세대총학생회장이었던 이성헌 후보(38·신한국)도 서대문갑에서 분투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80년 서울의 봄 당시 학생운동의 리더들도 이번선거에서 제도권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 심재철 후보(38·신한국)는 여당후보 안양 동안갑에서 출마했으나 가수 출신인 최희중 후보(59·국민회의)에게 패했고, 고려대 학생회장이었던 민주당 김부겸 후보(38·경기 과천의왕)도 분투를 삼켰다.

14대 총선 당시 민중당을 결성해, 좌절을 겪었다가 변신해 신한국당 공천을 받은 이우재 후보(59·서울 금천)와 이재오 후보(51·서울 은평을)는 제도권 진입에 성공했으나 같은 민중당 계열인 정태윤 후보(42·강북갑)는 낙선했다.

○민청세대 거의 낙선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이른바 재야 민청세대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 세대에 속하는 민주당 유인태 후보(49·서울 도봉을)는 바로 뒤를 잇는 「긴급조치세대」인 국민회의 설훈 후보*(42)에게 고배를 마셨다. 역시 민청세대로 경실련을 출범시켜 시민운동이라는 새로운 사회운동영역을 개척했던 민주당 서경석 후보(47·서울 양천갑)도 탈락했다.

○박계동씨 패배 의외

87년 대선 당시 비판적 지지, 후보 단일화, 독자 후보 등 재야 3대 노선을 주도했던 국민회의 전금태 후보(49·서울 도봉갑), 민주당 박계동 후보(42·서울 강서갑), 민주당 장기표 후보(49·서울 동작갑) 등 3인방 가운데서는 김후보만 금배지를 달게됐다. 특히 재야운동권에서는 비자금사건을 폭로한 박의원의 패배에 대해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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