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갈구」 서울 이변 낳았다/막판 3일 신인그룹 역전돌풍/14대 지역구 당선 39명중 19명 낙마/세대 교체기류에 북풍가세 대반란/지자선거 야 압승 견제심리 풀이도15대 총선이 끝난 지금 정치권은 서울의 「반란」을 해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사상 처음으로 여대구도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정치권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의석에서 신한국당이 27석을 획득, 18석의 국민회의를 압도했고 득표율에서도 36·5%를 기록, 35·2%의 국민회의를 앞질렀다. 불과 1년도 지나지않은 지방선거때 25개 구청장중 23개를 야당이 차지했던 상황을 반추해보면, 여대라는 결과는 이변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담아내기 힘든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정대철(중구) 이종찬(종로) 조세형(성동갑) 김덕규(중랑을) 김병오(구로을) 장석화(영등포갑) 박실(동작을) 한광옥(관악갑)의원등 야당 중진들이 무더기로 낙선했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들이 추문에 연루된 바 없고 나름대로 탄탄한 의정활동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었다는 점에서 범상치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이에대해 우선적으로 부각되는 의미는 정치권 물갈이, 세대교체이다. 14대때 당선된 지역구의원중 39명이 출전, 20명만이 살아남았다는 통계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식상하다」는 거부감만으로 중진들이 탈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야당 중진들의 낙선과는 대조적으로 여당 중진들은 김기배 의원을 제외하고는 김덕룡 김영구 이세기 서청원 김중위 의원 등이 모두 당선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대교체 흐름에다 반야당 기류가 겹치면서 야당 중진들이 좌초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야당기류는 지난해 지방선거의 야당압승에 대한 견제심리로 풀이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3김 구도에 대한 반발 심리로도 볼 수 있다. 신한국당이 서울·수도권에서 김영삼대통령 대신 이회창 박찬종씨를 간판으로 내세워 성공했고 국민회의 자민련이 김대중 김종필 총재를 얼굴로 승부를 걸었으나 패배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부연하면 반DJ 감정이 야당 견제심리, 물갈이욕구 등과 맞물리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목할 점은 선거를 3∼5일 앞두고 신한국당 후보들의 지지도가 수직상승했다는 사실이다. 박성범 김학원 이상현 유용태씨 등 이변의 당선자들도 5,6일전만해도 신한국당 자체조사에서도 상대후보들에게 뒤졌다. 때문에 이들의 막판 급상승은 정치권의 관심사를 넘어 여론조사기관들의 연구테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전문가들은 선거일 직전의 신인돌풍을 일단 세대교체의 범주로 보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기획담당자는 『여당 신진들은 물론이고 설훈 유재건 김상우 정한용씨 등 야당의 신인들도 막판 뒤짚기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실제 낙선자중에서도 거센 추격전을 펼친 신한국당의 이성헌 백용호씨, 국민회의의 김충현씨 등도 막판에 급상승했다.
조사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2위그룹의 막판 반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막연하게 정치불신이 팽배해있다가 인지도가 낮은 2위그룹 후보들의 경력, 약력, 인생스토리가 알려지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이 쏠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실제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를 결정한 시기가 선거일 3일 이전』이라는 응답이 무려 32·9%나 됐다. 아울러 북한의 무력시위도 막판 이변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많다. 20∼30대를 제외하고 선거일에 입박해서 4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 대거 신한국당 지지쪽으로 기울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주고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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