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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갈린 4당 표정­4·11총선 국민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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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갈린 4당 표정­4·11총선 국민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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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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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침울… 안도… 침통…/신한국­“당 예상 의석과 1석 오차” 여유보여/국민회의­DJ 낙선자 위로에 당직자 눈시울/자민련­타 야당 의식 표정 관리/민주­중앙당사 썰렁15대 총선의 결과가 확연히 드러난 12일 여야 각당은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리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성공작을 거둔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총선결과에 만족하며 향후 정국운영에 자신감을 보였고 국민회의는 비통함속에서도 패인을 여권의 불법선거로 돌렸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민주당은 당사가 텅텅 비는등 패전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신한국당은 이날 서울과 수도권의 과반수확보등 기대이상의 선전에 기쁨을 감추지못하면서도 『당의 예상치에서 단 1석의 오차가 났을뿐』이라며 예견했던 결과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강삼재사무총장은 지난 9일 「지역구 1백22석, 전국구18석 예상」이라는 내용으로 보고한 사회개발연구소의 최종분석자료를 공개하며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과학적 선거운동의 승리』라고 말했다.

지난밤동안 개표과정을 뜬 눈으로 지켜보았던 당직자들은 이날 최대접전지였던 서울과 수도권의 96석중 54석이나 차지한 것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는데 『우리 당의 승리가 아닌,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투표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장학로씨 사건등의 악재로 인한 패배의 우려감을 떨치지못했던 당직자들은 정작 개표종료이후에는 『투표율이 2∼3%만 높았어도 과반수확보는 떼어논 당상이었다』고 주장,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일부는 『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수도권 참패에다 내로라하는 중진급인사들의 몰락으로 여진이 만만찮을 것같다』며 남의 당을 걱정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회창 선대위의장도 아침 일찍 당사로 나온뒤 기자회견을 갖고 『과반수확보를 목표로 했기에 승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 『그러나 선전한 결과에 만족하게 생각한다』며 기뻐했다. 이의장은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은 더이상 낡은 정치를 원하지않고 있음이 입증됐다』며 『새로운 정치마당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정치개혁의 소신을 재차 피력했다.

박찬종 수도권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기자실에 들러 『서울에서 27석까지 되리라고는 나도 예상치못했다』며 『전국구 당선이 18번에서 그치는 바람에 비록 나는 등원에 실패했지만 수도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만큼 개의치 않는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총선의 흥분이 가신 12일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는 전날의 믿기지않는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못한채 침울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이날 새벽 4시께 정대철 선대위의장과 조세형 한광옥 이종찬부총재, 박지원대변인등 믿었던 거물중진인사들의 낙선과 전국구 14번인 김대중총재마저 당선권에서 밀려나자 당직자들은 『믿을 수 없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침통한 분위기는 상오9시 김총재 주재로 열린 선거대책위도 마찬가지였다. 김총재는 회의에서 이 부총재와 정 선대위의장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당신들이 모두 낙선했는데 내가 당선됐으면 면목이 없었을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회의를 마친뒤 『남산에 개나리라도 구경가야지』라며 자리를 떠 지켜보던 당직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새벽부터 인사차 당사를 찾은 추미애 김민석 신기남후보등 힙겹게 승리를 거둔 당선자들도 가라앉은 분위기를 의식, 당선의 기쁨보다는 낙선한 다른 후보들의 안부와 선거기간동안 겪었던 여당의 부정선거를 집중 성토했다.

한편 국민회의 지도부는 당의 침체가 계속되자 선대위명의로 『이번 총선의 실패는 자체 역량부족도 있었지만 더 큰 요인은 TV와 검찰 경찰 금력을 동원한 여권의 부정선거때문』이라고 여권을 비난했다. 김한길 대변인도 『기대에 못미치는 부진한 결과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과반수를 넘지 못한 신한국당이 승리자가 아니듯 우리도 패배자는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실속을 챙긴 자민련의 흥분된 분위기는 김종필총재가 이날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자신에 찬 언행에서도 드러났다. 김총재는 『조부영사무총장과 강남을의 이태섭후보가 당선돼 52석이 될 줄 알았는데 가장 아깝다』면서 『선거가 끝났으니 당연히 곧 당직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수 선거대책본부장등 주요 당직자는 짐짓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타야당을 의식한듯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서 낙승한 김복동 수석부총재는 일찌감치 상경, 김총재와 서로 축하를 나눈뒤 한본부장을 비롯, 어렵사리 전국구에 턱걸이한 한호선총재특보등과 함께 총선총평과 함께 향후 당운영에 관해 구수회담을 갖기도 했다.

한편 선거기간중 당활동을 실무적으로 지휘해온 한본부장은 이날 상오 TV3사의 예상의석수 방송의 악몽을 말끔히 떨쳐버린듯 밝은 모습으로 낙선자에게도 격려전문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자민련은 선거체제로 전환했던 당운영을 내주초께 평상시 체제로 환원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따라 당직개편을 염두에 둔 하마평도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사에는 12일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않았다. 다른 당들이 이날 상오부터 선대위회의등을 통해 총선결과분석에 나선 것과는 달리 민주당은 이날까지 대책회의 일정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중재 선대위원장만이 상오11시께 출근, 비서진과 지도부의 회동준비를 지시했고 장을병 공동대표는 새벽녘에 기자실에 들러 『침통하다』고 말한뒤 지역구인 삼척으로 돌아갔다. 이기택상임고문은 13일께 상경, 앞으로 진로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홍신 선대위대변인은 독자적으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작성,『야당분열을 꾸짖은데 대해 반성하겠다』면서 『우리가 국민과 함께 뿌린 씨앗이 머지않은 장래에 열매를 맺으리라 믿는다』고 담담한 입장을 피력했다.<유승우·고태성·이동국·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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