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수 계획보다 축소·전화설문 한계 간과/투표당일 30%만 조사 막판 변수포착 실패방송사들의 「빗나간 여론조사파문」은 조사의 표본을 너무 적게 잡은데다 조사기관 면접원들의 훈련부족과 조사방법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KBS MBC SBS등 방송사들의 의뢰를 받고 조사를 맡았던 한국갤럽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월드리서치 동서리서치등 5개 여론조사기관은 의미있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표본수가 1천개정도가 필요한데 비용을 절감키 위해 방송사측과 합의하에 표본수를 절반인 5백개로 줄였다.
게다가 일부 조사기관은 맡은 선거구의 표본 중 70%정도를 6일과 10일에 조사한뒤 선거당일인 11일에는 30%가량만 조사함으로써 막판 DMZ변수를 읽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조사기관은 표본오차율을 훨씬 넘어서는등 조사기관 간의 편차도 컸다.
5개 조사기관은 난이도를 고려, 전국 2백53개 선거구를 균등하게 나눠 조사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정확성이 크게 달라진 것은 조사기관 간의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2곳에서만 틀려 비교적 정확한 조사를 한데 비해 미디어리서치는 7개, 코리아리서치와 월드리서치가 각각 9개, 동서리서치가 12개 지역에서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방송사들은 여론조사기관과 계약체결시 이들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의 절반을 선불하고 결과에서 10개 이상의 선거구에서 당선자가 뒤바뀔 경우 나머지 비용의 일부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었다. 따라서 조사기관들은 신뢰도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금전적 손해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전화조사의 경우, 신분노출로 응답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솔직히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한 것도 이번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여론조사기관과 방송사들은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은 『표본오차율 8.6% 이내의 예상득표율 차이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인데도, 방송사들이 이를 고지하지 않고 잘못 보도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책임있는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직접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투표자 출구조사(EXITPOLL)가 실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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