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김대중·박찬종씨 전국구 탈락/이회창씨 기반확충… 이기택씨등 위상 추락15대 총선 결과는 여야 사이의 정치적 균형으로 끝이났다. 숫자상으론 여소야대이나 실질적으 여당이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선거를 이끌었던 4당 지도부의 정치인생은 서로 극과 극을 달리게 될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역구 선택이나 전국구 순번에서 모험적 승부수를 띄웠던 일부 지도부는 시련을 맞게됐다.
신한국당의 김윤환 대표나 이회창 선대위의장, 박찬종 수도권대책위원장은 저마다 다른 처지에 빠졌다. 김대표가 대구·경북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체면을 구긴 반면 이 의장은 대쪽총리의 이름값을 그런대로 해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사람은 박위원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함께 뛰어 전체적으로 선전을 이끌어 냈으면서도 박위원장이 전국구에 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국구 당선권의 끝번을 달라』고 호언했던 박위원장이 배정된 21번은 당초부터 당선가능성이 희박했던 순번이었다. 결국 예상대로 당선데드라인이 18번에 그쳐 대권을 노리는 그의 위상은 상처를 입게됐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도 선전을 낙관하며 전국구 14번으로 내려앉았으나 아슬아슬하게 당선권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더욱이 김총재는 따가운 시선속에서도 아들 홍일씨(목포·신안갑)와 함께 나란히 등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패했다.
정대철 선대위공동의장과 이종찬 부총재등도 낙승이 점쳐졌지만 간발의 차이로 낙선하는 바람에 상당기간 정치낭인으로 전락하게 됐다.
민주당은 정치신인인 장을병 공동대표만이 고향 삼척에서 당선, 체면을 세웠을 뿐이다. 그는 거센 「DMZ돌풍」이 몰아친 강원에서도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김원기 공동대표와 이기택 고문은 각각 막강한 DJ, YS바람속에서 선전하는 듯했으나 지역주의의 위력에서 끝내 헤어나지 못했다. 홍성우 선대위공동위원장도 전국구 대신 지역구(서울강남갑)를 선택했으나 선거전에서 기세만 올렸을 뿐이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지역구(부여)에서 당선됐지만 지역별로 기대에 못미쳐 얼굴 표정은 밝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텃밭인 충청권에서 완전석권을 하지못한데다 전략지였던 강원, 경북에서도 예상했던 의석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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