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자만·히든 카드 부족도 한몫역대 선거에서 거의 변하지않는 상수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서울은 야도(야도)」라는 가설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이 가설이 깨졌다. 신한국당이 서울에서 제1당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여당인 민자당이 3당합당의 기세를 업고 치른 14대총선에서도 총 44석중 1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당시 민주당은 26석을 확보, 제1당의 자리를 지켰으며 국민당은 2석, 신정당은 1석을 얻었다. 득표율에서도 민주당이 37·2%를, 국민당이 19·1%를 얻어 34·8%에 그친 민자당을 눌렀다. 13대총선에서도 야당인 평민당이 17석(27·0%)으로 10석(16·2%)의 민정당에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25개 구청장중 무려 23개를 야당인 민주당이 석권했다.
그 이전에도 서울에서는 야당의 우세구도는 공고했다. 5공화국의 강권통치 아래서 치른 11대총선을 제외하고는 9, 10, 12대총선때 모두 야당이 서울의 다수당을 차지했다. 9대총선때는 여당인 공화당이 7석에 그쳤고 신민당 8석, 무소속 1석이었으며 10대총선에서도 공화당은 9석, 신민당은 11석이었다.
이처럼 서울에서의 역대선거결과를 놓고보면 서울은 야당의 공고한 아성으로 단정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서울의 다수당을 차지한 것은 대이변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신한국당이 국민회의를 일정한 차로 앞섰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결과에 타격을 입은 국민회의는 물론이고 신한국당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이변의 원인은 무엇인가. 선거전반에 영향을 미친 야당의 분열, 북한의 무력시위 등 외생변수들이 서울판세도 결정적으로 좌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공통적인 변수외에도 인물의 우열이 신한국당의 상승, 국민회의의 세하락을 초래한 주요 변수로 꼽을 수 있다.
국민회의의 후보자들중에 참신한 이미지의 「히든카드」가 별로 없었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낙선을 알면서도 공천한 경우가 있었다. 반면 신한국당은 세대교체에 맞춰 신선한 새 인물들을 대거 내세웠다는 점이 돌풍의 배경으로 해석되고있다.
선거운동의 강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신한국당은 필사적으로 도전했으나 국민회의의 선거운동에는 절박함이 별로 보이지않았다. 일부 국민회의 후보들은 지방선거의 압승에 자만하는 분위기였으며 야당소속 구청장의 엄호에 지나치게 낙관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신한국당 후보들은 선거법을 아예 무시한다는 비난을 초래할 정도로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였다. 여기에는 편파시비를 불러일으킨 검찰·경찰의 선거사범수사가 한몫 했다. 의외로 낙선한 야당의 한 후보는 『과거처럼 구청장, 동장, 통장들의 여당지원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너무 낙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신한국당이 공천에서부터 전력을 다한데 이어 선거전에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했다는데서 서울의 이변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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