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페 인권거론연설 철회 관철후 나타나프랑스를 방문중인 이붕(리펑)중국총리가 10일(현지시간) 알랭 쥐페 프랑스총리가 주최하는 공식만찬장에 고의적으로 1시간30분이나 늦게 도착, 국제외교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총리는 이날 하오 8시30분 외무부 대연회실에서 예정돼 있는 만찬에 하오 10시가 다 돼서야 나타났는데 중국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쥐페총리의 만찬연설을 철회시키기 위한 「버티기 작전」이었다는 것.
이총리측은 쥐페총리의 만찬연설에 중국 인권문제가 언급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 이 내용을 삭제하라며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결국 프랑스측의 항복을 받아내고서야 만찬장으로 출발했다.
그는 하오 10시께 허겁지겁하는 시늉으로 만찬장에 들어와 손목시계를 보며 쥐페총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쥐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환대했다. 당초 쥐페는 만찬연설에서 『경제협력강화가 양국의 관계개선과 민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식으로 아주 가볍게 중국 인권문제를 시사할 계획이었다. 양측은 이날 만찬연설과 건배 등을 아예 생략한 채 곧바로 식사에 들어갔다.
프랑스정부는 이같이 중대한 외교적 사건에 대해 중국측에 아무런 항의나 유감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사건에 관해 언급을 꺼리고 있다. 프랑스가 이처럼 외교적 수모를 감내하면서까지 이총리를 깍듯이 대접한 것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쥐페총리는 이날 만찬후 이총리와의 회담에서 에어버스 여객기 30대를 비롯해 총 100억프랑 규모의 수주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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