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사태는 정치적인 제스처일뿐/경제회생위해 핵등 포기 미에 매달려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 배경을 둘러싸고 구구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권위있는 북한문제 전문가 2명이 9일 공개석상에서 북한정세 보고회를 가져 관심을 끌었다.
미국무부 동아시아 정보조사국의 로버트 칼린 국장과 스티브 린튼 「유진벨 재단」이사장은 이날 카네기재단에서 열린 강연회를 통해 북한의 최근 행동이 대미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제스처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전문가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칼린 국장
『북한군부는 북한 사회에서 여전히 주요 세력(Key Player)으로 남아 있지만 그들이 김일성 사망이후 급부상했다는 주장에는 의문이 따른다. 김정일은 북한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홍수에 이은 식량난이 닥치자 신속하고 단호하게 국제사회에 구호를 요청한 사실은 김정일이 이끄는 지도부가 국내외 정세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북한사회의 급격한 붕괴 대신 연(연)착륙을 바란다면 이번과 같은 일에 과민하게 대응하지 말고 느긋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판문점 사태는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며 대단한 위협이 못된다. 국제적 관심을 끌고 한국측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심각히 우려할 일이 아니다. 이번 일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린튼 박사
『북한군부는 그동안 대미협상과정에서 소외됐다고 믿고 있다. 핵협상, 미군헬기 격추사건, 유해송환 등 미국과의 접촉과정에서 얻은 게 없다. 미국은 제네바합의에 따라 중유를 제공하면서 군부로의 전용방지책을 강구했고 식량지원을 하면서도 군량미로 쓰이지 못하도록 투명성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대외접촉 과정에서 유독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계층이 바로 북한군부이다.
따라서 외교 국방등 2원화한 그룹 가운데 어느 한쪽 세력만을 상대하게 되면 자연히 나머지쪽의 반발을 사게 된다. 북한측에서 볼 때 한국의 경제발전은 미국의 도움으로서만 가능했다. 따라서 그들도 핵무기까지 포기해 가며 미국에 매달리고 있고 지상낙원에 기아상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수모를 감수해 가며 식량원조를 호소하고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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