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망뎅이가마 전통 숨쉬는 일 국보추앙 「정호다완」 발상지서울에서 소백산맥을 넘어 영남지방으로 갈때 거치는 첫고을이 문경이다. 『문경새재 넘어갈제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는 노래가 유명하고 새재 오솔길과 수안보온천, 월악산국립공원이 관광지로 소문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이 조선시대 서민들이 사용하던 사기그릇을 구워내던 민요(민요)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문경도자기는 토속적이면서 소박한 멋을 담고 있는 막사발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흔히 막사발 가마터라고 불린다.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적토 백토 사질점토 등이 지천으로 깔려 있고 땔감과 계곡의 수질이 좋아 도자기생산에는 더없이 좋은 땅이었다. 1,700년께 관요(관요)가 쇠퇴하면서 도공들이 숨어들어 가마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경사람들이 만들어내던 도자기는 눈내린 다음날 아침 맑은 햇살이 부서지는 듯한 순백의 그릇이 아니라 한숨과 배고픔이 배어나던 누리끼리한 생활용기였다. 개밥그릇이라 쳐다보지도 않던 그 보잘것 없는 사기그릇들에서 익살과 발랄한 생명력을 발견한 사람들은 부끄럽게도 일본인들이었다. 60년대 후반 일본 관광객이 문경에 와서 자신들이 국보로 추앙하고 있는 이도자완(정호다완)의 후예들을 발견한 것이다. 이도자완이란 임진왜란때 빼앗아간 서민들의 막사발로 일본에서는 귀족 계급의 최고급 찻잔으로 쓰였다.
문경읍에서 20리정도 월악산 골짜기로 들어가면 산비탈 마을 관음리가 나온다. 여기에 막사발을 굽던 150년된 전통 「망뎅이가마」가 살아 있다. 그 건너편 뇌암동에는 그 옛날 관음리가마의 사기대장(우두머리 도공)밑에서 잔뼈가 굵은 김성기씨(67)가 오늘도 발물레를 차며 그릇을 빚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동서울터미널에서 10분간격으로 문경가는 시외버스가 있다. 문경에서 관음리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이형권 역사기행가>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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