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수출·생산 등 호조 하반기도 계속”/“떠받치기 정책탓… 재고폭증 등 심상찮아”최근의 경기를 놓고 기업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재고가 쌓여가는등 체감경기는 예전같지 않은데도 경기호전을 나타내는 경기지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측은 총선을 앞두고 올초 경기호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반면 민간연구소들은 올초 경기호전은 다분히 정부의 「경기 떠받치기」때문이며 하반기 경기호조는 장담할 수 없다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어 경기판단에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이때문에 기업들은 총선후 중·하반기 투자를 늘려야 할지 줄여야 할지, 공격적인 경영으로 나가야 할지 보수적인 경영을 해야 할지 좀처럼 감을 잡지못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등은 올 1·4분기의 수출 투자 부도율등 주요 경기지표만 보면 경기급냉에 대한 우려는 기우(기우)이며 올해에도 7%대이상 성장하는 「고원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수출(23.2%) 설비투자(국내기계수주, 34.3%) 제조업 생산(9.9%) 증가율이 작년 4·4분기(20.7, 마이너스1.5, 8.2)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경기도 되살아나는등 세계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수출신장세는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함께 경기후행지수인 소비가 점차 늘고 있어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경기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경기호전에 대한 예상들은 당장 기업들의 투자계획과 경기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 2·4분기 중소기업 경기실사지수가 124(100이상이 호전전망)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설비투자계획이 작년말 집계(전년대비 19.5%증가)에 비해 훨씬 늘어난 26.5% 증가했다.
그러나 민간연구소들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기전망과 경기지표들을 액면 그대도 받아들일 경우 기업들이 하반기 투자와 경영기조를 잘못 선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사회연구원등 민간연구소들은 올 1·4분기 경기지표들이 호조를 보인 것은 정부의 「경기 떠받치기」정책이 상당히 기여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투자(기계설비수주)가 1월중 34.3% 늘어나는등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공공부문의 증가율이 125%에 달한 반면 민간부문의 증가율은 2%에 그친 것만 보더라도 1·4분기 경기는 「공공경기」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재고증가율이 작년 상반기까지 5∼6%대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작년 하반기부터 11%대를 넘어섰고 올 1∼2월에는 19%로 늘어난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와함께 가전 자동차등의 내수경기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고 반도체단가가 3월까지 30% 하락하는등 기업수익구조도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경기 호조로 수출이 국내경기를 이끌고 있으나 엔저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하반기부터 수출도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경기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총선이후 물가상승압박과 임금·고용문제등을 충분히 고려해 생산능력확장보다는 내실위주의 경영을 택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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