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리기 성공”/민관 한마음 “투자유치·고용창출”/자동차산업 불황 등 여파 80년대엔 고실업·탈출러시/93년 민관합동 「파트너십」 조직 기업유인책 적극 개발/공장부지·세제혜택·교통시설 등 최적 경영환경 조성미국에서는 최근 외국과의 교역전쟁 못지않게 지역간의 잘살기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이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항이 된 것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도 6월이면 지방자치시대 1주년을 맞는다. 지역경제살리기에 성공한 미국의 대표적 지방인 오하이오주 북서부 현장을 찾아 그 비결을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편집자>
미 오하이오주의 북서부는 주요 수출지역으로 자동차, 기계, 플라스틱등 생산품의 67%를 전세계에 팔고 있다. 지난해는 일본(23억달러)과 프랑스(16억달러)를 합한 것보다 많은 93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인접한 캐나다에 팔았다.
도로 철도 항공 해운등 교통과 수송의 중심지인 이곳은 그러나 80년부터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 전역에 불어닥친 경제침체에다 지역경제의 기반이었던 자동차산업 불황이 겹쳐 쇠퇴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82년에는 실업률이 14.2%에 달했으며, 87년에는 당시 지역전체인구 98만명의 4%가 넘는 4만명이 타지로 빠져나기도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한 이 지역 주민과 상공인, 지방 자치정부는 90년 후반부터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93년 11월 민관 합동으로 톨리도지역발전파트너십(TRGP)을 조직, 본격적인 경제부흥활동에 돌입했다. TRGP는 공공기관인 톨리도시 루카스카운티 포트 오소리티(도로항만관리)와 민간모임인 지역상공회의소가 함께 출자해 투자유치와 고용창출을 목표로 설립된 전문가 집단이다.
TRGP는 미시건주와 인접한 톨리도시및 루카스, 풀턴, 윌리엄스, 디피언스, 헨리, 우드, 세네카, 샌더스키, 오타와, 에리등 10개 카운티(군단위)를 하나로 묶고 있다. 이 지역 전체면적은 1만㎢ 로 남한의 10%정도이며 인구는 톨리도시 32만명을 포함, 97만명이다. TRGP는 우선 이 지역의 인프라스트럭처와 경제구조등을 집중검토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장부지와 판매전략, 노동력, 임금, 금융지원, 세제혜택등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TRGP는 94년 『미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개발하고 새로운 일자리 9,200개를 창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5개년 계획」을 작성했다. 투자유치 전략은 크게 기존기업의 확장과 신규사업으로 나뉜다. 이같은 계획에 영향을 받아 톨리도시 외곽에 있는 크라이슬러자동차 지프(체로키)공장은 지난해 생산라인을 증축, 250명을 새로 고용했다.
TRGP는 그러나 한때 자동차산업 의존율이 너무 높아 몸살을 앓은 기억때문에 자동차산업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낮추려 애쓰고 있다. 때문에 기계, 전자, 의료, 플라스틱, 철강, 식품, 유통등 산업전반에 걸친 기업유치에 열성이다.
TRGP는 또 미시건 남동부의 200개 등 600여 회사와 끊임없이 접촉한 노력덕으로 풀턴카운티의 델타에 철강회사인 BHP스틸의 새 공장을, 우드카운티의 노스우드에 알코아사의 알루미늄공장을 유치하는 등 94,95년 2년동안 107개의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12억달러의 투자와 3,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TRGP의 폴 링거 기업리서치 책임자는 『비용과 혜택에 관심을 쏟는 기업들을 만족시키려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역간 기업유치는 전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활발한 기업유치로 이 지역은 미국내 최고수준의 고용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실업률은 5%로 미국전체 평균 5.6%를 밑돌고 있다.
TRGP는 96년 한해동안 1,94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삼는 등 올해 경제전망도 낙관하고 있다.
TRGP가 214개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흡족할만한 매출신장을, 58%는 이윤증가가 기대된다고 답했다. 미 전체기업의 73%만이 매출신장을, 48%가 이윤증가를 예상한 다른 설문조사와 비교할때 이 지역 경제기상도가 맑음을 보여준다.
TRGP는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외국기업들을 유치하기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원활한 교통, 양질의 교육기관, 세제혜택등 각종 인센티브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비싼 전기요금과 에너지등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민관의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도 지난해 이 지역을 「미 수출보조센터(USEAC)」로 선포, 각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톨리도대 앤드루 솔루차 교수는 『이 지역은 한 때 러스트 벨트(녹슨 지역)로 낙인찍히기도 했지만 이제 그 녹이 벗겨지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모두가 만족할 만한 최상의 분위기』라고 말했다.<톨리도=이종수 특파원>톨리도=이종수>
◎「톨리도지역발전 파트너십」이란/“기업유치 첨병” 경제전문가로 구성/「인센티브」 개발·투자설비 등 상담도
톨리도지역발전파트너십(TRGP)은 톨리도시 루카스카운티 포트 오소리티와 지역 상공회의소가 공동출자한 민관 합동기구로 이들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투자유치와 고용창출을 목표로 설립된 TRGP는 14명의 직원이 모두 MBA(경영학석사)등을 소지한 경제전문가들이다.
지역사업개발, 기존사업확대, 신규사업유치 등 3개 부서로 구성된 TRGP는 고객인 기업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 지역은 물론 경쟁지역의 각종자료와 통계수치를 정리, 기업들에 비교우위를 설명하고 수익성에 신념을 갖게 하는 데 주력한다.
TRGP는 기업을 상대로 판매전략, 공장부지, 경영자문, 설비투자에 대한 상담도 하며 세제혜택등 각종 인센티브를 개발하고 있다.
또 주 정부등 지방정부와 대학 연구소등과 함께 지역개발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TRGP는 포트 오소리티 6명, 상공회의소 6명, 순수 민간모임인 북 오하이오주 경제개발위원회(NORED) 6명, 오하이오주정부 개발국 6명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매달 한차례 열고 정책결정등을 하고 있다. TRGP는 지난해 비즈니스 패실리티지에 의해 미국의 3대 경제개발 에이전시로 선정됐으며 톨리도지역상공회의소는 전미상공인협회의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뷰「톨리도지역 발전파트너십」 릭 웨들 회장/“기업들에 다양한 정보·혜택 제공해야”/고수준 인력 풍부 지역영쟁력 뒷받침”
톨리도지역발전파트너십(TRGP)의 릭 웨들(45) 회장은 『톨리도시와 루카스등 오하이오주 북서부 10개 카운티는 3년내에 미국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TRGP가 설립된 93년 11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제품생산자와 전세계 소비자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라는 이점외에 수준높은 인력이 풍부해 국제경쟁력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지역이 한때 침체됐던 이유에 대해서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고 인프라스트럭처등을 보강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례로 미국의 3대 철도중심지인 이 지역은 80년대이후 투자에 소홀, 시설노후화로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콘레일사가 지난해 2,800만달러를 들여 최신 터미널을 짓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관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는 『톨리도시를 중심으로 반경 80에는 대학 기술전문대 연구소등 18만3,000명의 학생이 있다. 이들은 한때 일자리를 찾아 떠돌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력뱅크를 만들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이들도 이 지역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고 자랑했다.
웨들회장은 기업들은 체질적으로 관료주의를 싫어하기 때문에 주 정부등 지방정부와의 유대를 통해 기업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도 기업유치에 큰 몫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유치를 둘러싼 지역간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세제혜택 마련등 지방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 정부의 지방분권화 정책에 따라 주 정부에서 독립되는 기관을 유치하는 것도 주요사업이라며 『이들에게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정보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TRGP는 기업가와 경제관리들도 놀랄만큼 국내외 기업이 원하는 온갖 정보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이 지역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톨리도=이종수 특파원>톨리도=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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