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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내전의 땅/앙골라 “평화의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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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내전의 땅/앙골라 “평화의 싹”

입력
199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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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에 정부군·반군간 평화협정 서명/용병회사 대거몰려 치안유지역 “톡톡”앙골라는 「내전의 땅」이자 「용병의 천국」이다. 좌익 정부군과 우익 반군인 「앙골라 완전독립을 위한 민족동맹(UNITA)」의 20여년에 걸친 내전으로 피비린내가 그치지 않는 아프리카의 대표적 분쟁국이다.

세계각지에서 몰려든 용병들이 내전 당사자들에게 고용돼 대리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이곳에도 평화는 싹트기 시작했다. 94년 11월 정부군과 반군이 내전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부터다.

앙골라의 평화협정은 기묘하게도 용병들에 의해 기반이 마련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용병부대 「익제큐티브 아웃컴스」가 그 주인공이다.

아웃컴스는 90년대 초반 앙골라 정부군에 고용돼 반군소탕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덕분에 세력이 급격히 약화한 UNITA반군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아웃컴스는 그러나 앙골라에서 사업기반을 확고히 잡기도 전에 이곳을 떠나야 했다. 아웃컴스가 또다른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을 우려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이들에게 떠나도록 압력을 넣었기 때문.

아웃컴스가 철수했지만 이번엔 또다른 용병회사들이 대거 앙골라로 몰려들어 성업중이다. 아웃컴스가 남긴 공백을 정부군이 메울 수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이번에 몰려든 용병들은 아웃컴스와는 역할이 다소 다르다. 이들의 대부분은 대리전쟁보다는 앙골라에 투자한 외국석유회사, 다이아몬드 채굴업체등을 보호하는 「경제 파수꾼」노릇을 하고 있다. 경제인과 외교관 경호도 이들의 몫이다.

관계전문가들은 신세대 용병회사들의 치안유지 기능이 앞으로 파탄에 빠진 경제건설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검은 대륙이 내전의 상처를 씻고 공권력에 의한 안정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이 앙골라에서 또다시 증명된 셈이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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