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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가득담은 사랑의 별사/조예린 첫 시집 「바보 당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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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가득담은 사랑의 별사/조예린 첫 시집 「바보 당신」 출간

입력
1996.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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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절 그 무덥던 갈증도 삭고/ 가슴을 쌓는 추회 그루 백향목/ 아련한 피향기에 내가 취하여/ 하롱하롱 이승은 구 만리 저 밖/ 밀오는 처섯바람 선들하여도/ 배앓이 덮은 처네 걷어버리고/ 홀로 듣는 바람소리 깊어가는 밤/ 뒷산 대숲에는 설움도 자고/ 마천삼베 옷고름엔 눈물도 말라//님 생각 한 시름도 이제 잊음만/ 고고한 저 달빛도 그만 참음만…」조예린씨(28)의 첫 시집 「바보당신」(시와시학사간)은 사랑의 별사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은 젊지만 그의 사랑노래는 앳되거나 어설프지 않다. 오히려 이런 시가 지금도 씌어질 수 있을까 싶은 신기함을 느끼게 한다. 그의 시는 헤어진 연인이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늘 그리운 마음 한 가득 가슴에 담아두고 부르는 노래이다. 정읍별사 춘향별사 공후인별사 황조별사 심청별사등 부제로 달아 놓은 고전시가의 제목은 그의 시가 옛 사랑의 감정을 충실히 이어받고 있다는 표지로 읽을 수 있다.

시인은 「그대에게/영원히 닿지 못」하지만 「생각키우면/ 아니 사랑이랴」며 소득없이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3음보 가락과 뛰어난 우리말 솜씨로 빚어진 아슴한 사랑의 노래들은 고색 가득한 연정과 이별의 장면을 만들고 있다. 조씨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92년 계간 「시와시학」 신인상을 받았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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