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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직·이동순 교수 관련 연구서 2종 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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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직·이동순 교수 관련 연구서 2종 나란히 출간

입력
1996.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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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문학 “고밀도 탐구”/한국현대시사­시대정신측면,내용·형식 등 내적검토·분석/민족시의 정신사­저항정신 맥락 살펴… 미공개작 대거발굴도한국현대시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의 시문학을 다룬 연구서 두 종이 출간됐다. 우리 근·현대시 연구에서 부동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김용직 서울대교수가 최근 「한국현대시사」(한국문연·전2권)를 냈고, 영남대 국문과교수인 시인 이동순씨가 「민족시의 정신사」(창작과비평사)를 출간했다.

김교수는 1930∼ 40년대 우리 시의 면모를 시대정신의 반영이라는 측면과 시 내용과 형식이라는 문학 내적 검토를 통해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이교수는 저항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우리 시의 맥락을 짚고 있다. 애국계몽기부터 현재까지 우리 시를 전부 시야에 넣었지만 일제강점기 국내외에서 발표된 시에 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0년대 시에 대한 논의가 지배적인 사조나 경향에 초점을 둔 연구와 작품의 예술적 성과를 따지는 두 방향으로 갈려 있었다고 평가하는 김교수는 『일제시대의 여건을 가능한 한 기능적으로 감안하면서 문학 내지 시의 진실로 생각되는 것들을 이해·파악하는 절충론』으로 연구방법론을 설정했다.

「한국현대시사」 1권은 「시문학파의 등장과 활약」 「주지주의계 모더니즘」 「극렬시학의 세계―이상론」 「현실주의 시의 행방」 등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김영랑 박용철 신석정 정지용 김기림 김광균 이상 권환 임화 박세영 박팔양 이찬 등의 시세계를 다루었다. 김교수는 30년대 시의 큰 특징을 개인적인 세계로 기울어진 개성화로 들면서 뚜렷한 주제의식보다 시인의 감정에 치중된 표현양식과 작품의 길이가 줄어드는 형식의 변화를 지적했다.

2권에서는 서정주 오장환 임학수 김동명 조벽암 윤곤강 김광섭 모윤숙 노천명 유치환 신석초 장만영 백석 이용악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등을 살피고 있다. 30년대 후반 「시인부락」이 이뤄 낸 생존방식에 대한 탐구, 당시 신세대 시인이라 할 수 있는 유치환 백석 이용악 등이 선보인 절대의지의 세계, 토속성과 모더니티, 현실의식과 서정성의 세계를 세심히 검토했다. 또 시인들을 친일·항일문학의 계보로 가르고 작품활동의 저변에 놓인 상황을 소개했다.

이교수는 『민족시란 당대 민족적 삶이 직면하고 있는 모순과 부조리를 누구보다 재빨리 간파하고 거기에 맞서 저항하고 극복해가려는 저항의지를 가진 작품』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우리 저항시가를 살피면서 일제하 「개벽」 「시대일보」 「중외일보」 등에 발표된 무명시인들의 작품, 조선총독부 검열에서 적발된 불온시를 모은 「언문신문의 시가」에 수록된 시를 면밀히 분석했다. 또 일제하의 유행가 110편을 분석, 그 노랫말이 민족주체성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가 지향하고 있는 정신적 의미에 따라 민족시라는 일정한 계열을 설정하면서 일제하 미공개 시들을 대거 발굴해 낸 점을 소중히 평가할 수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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