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보다 여자를 더 이해하는 여성중심 특화전략으로 승부『여자는 세상의 절반이지만 광고에서는 그 이상입니다. 시장은 여성이 지배합니다』
21세기 여성전문 광고회사를 지향하는 동방기획 남정휴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여성소비자가 구매결정권의 70∼80%를 쥐고 있다는 통계를 들지 않더라도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의 핵심을 꿰뚫는 얘기다.
동방이 여성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사장의 표현대로 「숙명」이다. 화장품업계 선두주자인 태평양화학 계열 광고대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방이 성공한 것은 여성전문이라는 숙명을 열린 미래로 바꿔놓은 데 있다.
84년 취임한 이래 남사장은 걸음마단계의 동방을 업계 7위로 끌어올리면서 「여자보다 여자를 잘 아는 광고회사」로 만들어놓았다. 기혼여성의 개념을 새롭게 정리한 「미씨족」, 신세대의 생활행태를 포괄하는 「X세대」등 새로운 소비자개념을 선보이면서 여성 신세대에 관한 업계 흐름을 선도해 왔다.
여성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여성생활문화팀」도 만들었다. 지난해 8월 분산돼 있던 인력과 자료들을 한데 모아 출범시킨 여성생활문화팀은 여성소비자의 구매행태와 소비심리를 파악하고 여성이 주체가 되는 제품 개발 유통 광고전략까지 수립한다. 회사 미래가 걸린 조직인 셈이다.
『개구리가 뛰기 위해 한껏 움츠르지 않습니까. 지금은 도약을 위한 준비기입니다』 매년 20% 이상 꾸준한 성장을 해온 동방이 최근 매출면에서 부진한 기미가 없지 않지만 남사장은 개의치 않는다. 2보전진을 위해 무턱대고 뛸 것이 아니라 한걸음 물러나 뛸 방향을 정하고 전략을 다지겠다는 생각이다.
남사장은 우선 조직을 소단위 수평적 개념으로 정비, 팀제의 상위개념인 소회사제를 도입하고 리프레시휴가제의 전면실시등을 통해 맨파워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눈에 보이는 매출이나 덩치로 정상에 오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비자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도하는 크리에이티브에서는 최고임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언론계출신으로 광고계에 몸담은지 20년, 남사장은 여성중심의 특화전략과 양 대신 질을 내세우며 또 한차례 승부에 나섰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