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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돈공세 경계령(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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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돈공세 경계령(사설)

입력
1996.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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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총선 투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정당과 후보들은 지난주말을 기해 정당 연설회와 개인연설회를 집중적으로 벌여 유세에 의한 선거운동을 거의 마무리했다. 이제는 그동안의 운동성과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마지막 대책을 강구할 때다.각정당의 선거대책본부는 각 지역구별로 상황을 분석 평가하면서 우열이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백중지세의 지역구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득표활동으로 보아 당선되고도 남을 만한가, 아니면 낙선 위험이 더 큰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당선이 확실한가, 마지막 판세 읽기와 동시에 비상대책 여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마지막 남은 수일동안 동원될 특단의 조치와 비상대책은 무엇일까.

선거를 치러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이럴 경우 금품살포를 든다. 운동원들이 최후의 순간까지 열심히 뛸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마지막 자금 살포를 시도하는 것이다. 운동원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직접 돈 봉투를 돌리는 경우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들통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극비의 작전을 요하는 극약 처방이다. 그러나 당락이 불과 수천표 이내의 차이로 결정난다고 판단할 경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각 정당의 선거를 지휘하는 사령탑 역시 개인 후보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마지막 실탄 지급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최후의 자금지원이다. 정당이 클수록 그만큼 조직도 방대하기 때문에 조직을 막판에 전면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중앙당의 막판 지원자금이 이미 내려갔는지도 모른다. 지금쯤은 아마 각 지역구에서 뿌려지고 있거나 아니면 살포준비에 여념이 없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돈 공세가 남은 수일간에 퍼부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막판 돈 선거를 걱정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은 돈이 몰래 쓰여져 왔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돈이 들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손들에 의해 많은 돈이 오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준 사람이 입을 다물고 받은 사람이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숨겨지는 게 아니다. 선거관리를 맡은 정부당국과 부정·불법운동을 단속하는 관계기관도 모두 잘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감시 적발이 어렵다는 핑계로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비상망을 쳐야 한다. 그리고 일반국민들은 양심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반성하고 돈 쓰는 후보와 그 가족 운동원들을 고발하는 시민정신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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