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소형화 이젠 기술적 한계에/레이저이용 정보압축 대체방식 유력/이론상 1㎠에 1조비트까지 저장가능/세균성 단백질·양자 파동원리 활용도 연구미국의 연구기관들이 기존 집적회로(IC) 컴퓨터를 대체할 21세기 차세대 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C원리를 바탕으로 한 반도체칩은 더 이상 소형화하는데 기술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용량을 빠른 시간내에 처리하는 차세대 컴퓨터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시험중인 차세대 컴퓨터는 레이저 저장 방식, 고분자 기억 방식, 양자운동 방식등 크게 세가지로 나눠진다. 이중 연구실적이 풍부하고 실용화에 접근하기 가장 쉬운 것이 레이저 저장 방식이다. 이 방식은 액정크리스탈에 레이저광선을 쏘아 반사되는 신호로 정보를 압축하는 것으로, 전류를 흘려 정보를 축적하는 IC원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레이저 방식은 데이터를 한개씩 처리하는 IC와 달리 묶음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저장용량이 크다.
이론상으로는 ㎠당 1테라비트(1조비트에 해당하는 정보단위)까지, 현실적으로는 10기가비트(10억비트)정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미국방부와 IBM GTE등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레이저 방식을 이용한 컴퓨터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분자 기억 방식은 물리학자 로버트 버지 교수(케크 분자전자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다. 고온의 소금물에 사는 세균성 단백질(Bacteriorhopsin)에 레이저를 쬐면 2진법의 기초인 0과 1의 신호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론적으로 고분자방식을 이용한 컴퓨터는 1테라비트의 용량을 가질 수 있다. 버지교수는 현재 800메가비트(100만비트)까지 실험에 성공했으며, 미공군과 시라큐스대학의 재정지원을 받아 2단계 시험에 착수했다.
고분자 컴퓨터는 세균만 배양하면 되기 때문에 반도체보다 제작비가 싸고 온도변화에 적응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또 기억시스템의 전원을 꺼도 단백질이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양자 운동 방식을 이용한 컴퓨터는 양자(중성자와 함께 원자의 핵을 이루는 소립자)의 파동원리를 활용한 시스템이다. 양자에 전자 또는 빛을 쏘면 파동이 생긴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을 이루며 물결이 퍼져나가고 또다른 돌을 여러개 던지면 그때마다 동심원이 그려지면서 하나의 모양이 이뤄지는 원리를 활용했다.
전자 또는 빛에 의해 그려지는 양자의 파동을 신호로 하는 이 컴퓨터는 이론상으로는 논리정연하지만 실용화하기엔 상당한 연구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론은 40년대에 이미 나와있지만 그사이 별 진전이 없었다. 아마도 레이저광선과 고분자 화합물질이 컴퓨터에 도입된후 수십년이 지나야 양자이론이 컴퓨터에 도입될 전망이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