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무관심 팽배가 주원인 분석유세장이 휑하다. 금품살포와 흑색선전, 향응제공과 인신공격등 후보자들의 구태는 청중동원이라해서 예외가 아니지만 정작 유세장에 모인 청중수는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30일 합동연설회가 시작된 이래 식목일이자 휴일인 5일까지 1주일간 유세장에 모인 청중수는 전국적으로 모두 70만6천6백50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14대총선때의 3분의1에 불과한 수치다. 14대총선때는 첫 1주일간 합동연설회에 모인 청중수가 총 2백4만3백50명이었다. 더욱이 이번 총선은 선거중반전에 식목일이 끼여있어 청중동원 여건이 훨씬 나았지만 실제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청중수를 날짜별로 보면 합동연설회가 시작된 3월30일과 31일은 토요일과 일요일로, 이틀간 39만8천3백50명이 몰렸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감소추세를 보여 1일 2만1천8백명, 2일 8만6천7백명, 3일 7만4천4백명, 4일 4만2천1백명, 5일 10만5천1백명으로 5일동안 청중수가 첫 이틀간보다 4만6천명이나 줄어들었다. 그나마 식목일 덕분에 이 정도 차에 그쳤다.
14대총선때는 합동연설회 시작 이틀째와 사흘째인 3월14일(토)과 15일 각각 63만9천8백명과 67만5천5백명이 운집했다. 연설회가 열린 10일동안 10만명이하의 청중이 모인 것은 첫날과 넷째날, 단 이틀밖에 없었다.
유세장에 모인 청중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정치적 무관심의 팽배가 그 첫번째 이유로 지적된다. 총선투표율은 12대총선 84.6%에서 13대총선에서는 75.8%, 14대총선 71.9%로 점점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총선에선 사상 처음으로 70%이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한 실망이 정치적 무관심과 투표율 하락을 가져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세장의 청중수 격감도 이와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유세청중 격감의 또다른 요인으로는 선거운동의 자유확대가 거론된다. 종전에는 후보자의 주장을 들으려면 합동연설회에 가는 도리밖에 없었으나 이번에는 골목골목을 누비는 개인유세와 대담·토론회등 후보자들의 육성을 들을 기회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권위주의시대에 억눌린 감정을 해소해줬던 유세장 특유의 카타르시스 효과도 정보공개시대에는 별로 기대할게 없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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