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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16차례 우편폭탄테러 「유너바머」 꼬리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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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16차례 우편폭탄테러 「유너바머」 꼬리 잡혔다

입력
199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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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학교수 50대 백인 남자 체포/하버드대 출신 카진스키… FBI,필적·범행 도구 확인/어머니·형이 제보, 10년전부터 막일하며 오두막 기거18년동안 16차례의 우편폭탄 테러를 통해 3명을 죽이고 23명을 다치게 한 이른바 「유너바머」가 마침내 꼬리를 잡혔다.

미연방수사국(FBI)과 재무성 체신국 소속 정예수사관들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3일 몬태나주 링컨 인근 삼림지대에 있는 한 오두막집을 급습, 이 사건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수사팀은 이 용의자가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전직교수출신의 백인남성 시어도어 J 카진스키(54)라고 밝혔다. 수사관들은 카진스키가 아직 구속되거나 기소된 것은 아니며 신문을 위해 구금된 상태이지만 범인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협박편지와 필적이 일치하는 자료를 확보하고 범행에 사용된 도구등 결정적인 증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이 용의자의 신원은 시카고 교외에서 자랐으며 62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미시간대학에서 수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수재라는 것이다. 67∼69년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수학을 가르쳤고 이후 유타주에서 막일을 하다가 10여년전부터 체포될 당시 살던 오두막에서 기거해 왔다. 한 이웃은 『그가 조용한 성격에 매우 수줍음을 탔으며 누구에게도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는 점잖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링컨내 도서관 사서인 버벌리 콜맨씨는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가는 명석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카진스키가 체포된 것은 그가 오두막으로 이사오기 전에 살던 시카고 집을 팔기 위해 두달전께 짐을 정리하다가 폭탄테러와 관련된 메모를 발견하고 의심을 품은 어머니와 형이 변호사를 통해 FBI에 제보함으로써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너바머」라는 이름은 테러초기에 대학(유니버시티)과 항공사(에어라인)를 주타깃으로 삼은 데서 생긴 별칭. 유너바머는 78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주로 컴퓨터 유전공학등 첨단분야나 「환경파괴산업」종사자들에게 폭탄이 든 소포를 우편으로 보내 범행을 저질러 왔다. 지난해 9월에는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에「산업혁명과 이로 인해 나타난 결과들은 인류에게 재난이었다」로 시작되는 장장 3만5,000자의 8쪽짜리 반문명선언문을 게재하도록 협박, 이를 관철시켜 주목을 받기도 했다. 93년 20여명의 특별수사팀을 설치하고 100만달러의 현상금까지 걸고 수사를 벌여온 FBI는 용의자가 유타와 캘리포니아 등에 사는 과학자 또는 전문직 종사자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밖에는 아무런 단서도 밝혀내지 못해왔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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