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창업 기념한 국사찰위용 남아…/인근 미륵불엔 송문주 장군 전설담겨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호법분기점을 지나 일죽 IC로 들어서면 곧바로 안성군 죽산땅에 다다른다. 지금은 일죽 이죽 삼죽이란 작은 마을로 불리고 있지만 고려시대에는 죽주라는 큰 고을이었다.
죽산땅은 일찍이 고구려의 남진정책으로 삼국의 전선이 교차하던 접경지대였다. 지방호족세력이 반란을 일으키던 신라말에는 견훤의 무리가 이름을 떨쳤으며 궁예의 수하에 있던 왕건도 이곳 죽산땅을 손아귀에 넣으면서 나라창업에 대한 야심을 품었었다.
죽산리로 들어가는 마을 초입 길가에 위치한 봉업사지가 바로 그런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봉업사란 말그대로 나라를 창업하면서 받들던 절이란 뜻이다. 고려창업을 기념한 국사찰이었으며 왕건의 영정이 봉안되어 고려가 망하기전 475년동안 고려왕실에서 한해도 빠짐없이 선왕에 대한 예를 올렸던 기록이 있다. 지금은 황량한 빈터에 5층석탑과 당간지주만이 서있지만 그 당당한 위용에서 한 시절의 영광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5층석탑은 고구려양식을 계승한 늠름한 탑으로 고려초기의 문화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죽산리옆 마을 매산리 미륵당에 모셔진 미륵불은 죽주산성 싸움에서 몽고군을 무찌른 송문주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는 전설이 있지만 조각양식으로 보아 개태사 석불과 흡사한 고려초기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는 태평원이란 역원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교통의 요지에 왕권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한다. 또 삼죽면 기솔리 산중턱에도 5가 넘는 미륵불 2기가 나란히 서있다.
가는 길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진천가는 버스를 타고 죽산에서 내리거나 남부터미널에서 안성가는 버스를 타고 안성에서 다시 죽산가는 버스를 탄다.<이형권 역사기행가>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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