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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수는 우리” 이념 논쟁(4·11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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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수는 우리” 이념 논쟁(4·11 쟁점)

입력
1996.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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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타당겨냥 “급진” 색깔논 공세/신한국당·국민회의­소극대응속 보수층 껴안기「정치색맹은 빨간 실체를 볼 수 없습니다. 진짜 보수정당은 자민련밖에 없습니다」

자민련은 최근 이같은 광고문구를 통해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를 싸잡아 「사상이 빨간 정당」으로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신한국당은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국민회의는 모처럼만에 자민련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국민회의 김한길 선대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색깔론을 자극하는 광고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타당에 대한 모함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해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개혁」과 함께 「보수」가 새롭게 논쟁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민련이 다른 3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공세적으로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고 신한국당, 국민회의는 방어적 차원에서 보수논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3김청산, 지역할거타파등 「개혁」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민주당은 보수이념 공방에 끼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선거전에 본격 진입하기 전인 지난 2월말에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서로 자신들이 「보수원조」라고 내세우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당시 자민련이 먼저 여권의 개혁을 「역사를 부정하는 급진주의, 파괴주의」라고 공격하자 신한국당은 『개혁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일 뿐』이라고 역공했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도 지난달초 관훈토론회에서 보수층 표를 의식한 듯 『국민회의는 중도온건 노선』이라며 보수색채를 가미했다. 또 김윤환 신한국당대표도 지난달 중순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선후 여소야대구도를 전제로 「보수신당」추진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보수논쟁은 장학로 축재비리사건등 다른 쟁점들에 밀려있는 상태다. 자민련은 여전히 다른 3당은 혁신세력이고 자신들만이 보수세력이라는 의미로「1보3혁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신한국당, 국민회의 등은 색깔논쟁이 득표전에서 유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 듯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최근 유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국가보안법을 어겼던 사람들이 복권돼 여기저기서 출마하고 있다』며 『위험한 정당을 빼버리면 남는 것은 자민련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때 「개혁적 보수론」을 제기했던 이회창 신한국당 선대위의장도 최근 유세에서는 「보수론」주장을 자제하고 대신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야 안정을 이룰 수 있다』며 「안정론」을 주장하고 있다. 또 국민회의측도 『우리가 3분의 1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여당을 견제, 진정한 안정을 이룰 수 있다』며 「견제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어쨌든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모두가 이번 총선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보수적 정책을 내걸고 안정희구층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수론이 이번 총선에서 새상품으로 등장한 것은 과거 권위주의정권때 민주대 반민주의 2분법적 논리가 퇴색되고 문민정부가 추진한 개혁정책에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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