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시장에서 주부들과 상인 사이에 시비가 잦아졌다고 한다. 시비내용은 『신토불이의 진짜 국산품이다』 『아니다, 가짜다』라는 등등의 입씨름이 대부분이다. 그 원인이 주로 우리 농산물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국산 때문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92년 한중수교 이후 물밀듯 들이닥친 대륙의 농산물은 작년 한해에만 4억1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3천1백억원 어치에 이르렀다. 그래서 수입된 30여 농산물 가운데 참깨·고사리·메밀·땅콩·표고버섯은 국내 전체 소비량의 50%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엔 다시 20% 이상의 수입증가가 예상된다니 보통 일이 아니다. ◆당국이나 상인들의 말대로라면 문제는 또 있다. 이러한 정상수입 말고도 1년에 수백건에 이르는 소형 동력선을 이용한 공공연한 밀수다. 작년에 공식 적발된 것은 40여건이었지만 실제 상륙한 물량과 종류가 또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적발된 동력선마다 미나리·도라지에 풋고추까지 가득 실려 있었다니 그 규모와 종류의 다양함을 짐작할 만하다. ◆얼마전 한 주부단체가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이 『우리 것보다 맛과 향기가 덜하고 특히 현지의 농약규제, 위생처리등이 불안전해 아직은 완전히 믿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증명해 주는 것이 농산물조사기관이라할 국립농산물검사소의 발표내용이다. ◆작년 한해동안 부정 불량 농산물로 모두 2백32건을 적발했는데 이는 전년도(55건)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대부분이 중국농산물이었다고 한다. 국내의 가공식품도 불안해 이달부터 식품안전본부가 발족된 형편인데 이러다간 중국산농산물에 대한 안전본부부터 먼저 세워져야만 할 것 같다. 농산물시장의 황색 바람이 예사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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