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50% 폭락 시장마비… 호선 영국소 원료 화장품도 폐기/동유럽,서유럽쇠고기 전면금수 검토 자칫 경제전쟁 우려광우병 사태는 유럽지역에 쇠고기 파동을 몰고와 역내국가들의 시장에 일대 혼란을 일으켰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농민연합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지역의 쇠고기 수요와 도매가는 지역에 따라 최대 50% 하락했다. 파리의 륑기스 육류도매시장의 경우 지난주 쇠고기 취급물량이 평소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고 독일내 소매점에서도 판매량이 30∼40%가량 떨어져 가격이 폭락했다.
유럽각국은 국내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각종 긴급조치를 발동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사태는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영국소 수입금지에 이어 이미 반입된 영국산 쇠고기의 국내유통을 중단시키고 쇠고기 포장에 프랑스산임을 명기토록 하는 신속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마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쇠고기 파동이 여전히 무차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은 광우병에 관한한 영국소뿐 아니라 유럽 어느나라 소도 안전할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의 피해여파가 이처럼 유럽 전지역으로 번지면서 각국은 이번 사태로 자칫 유럽의 육우산업, 더나아가 축산업 전체가 송두리째 붕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사태초기의 갈등을 극복, 공동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영국정부와 EU 집행부의 대응책 강구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각분야에 미칠 연쇄파급 가능성이 전문가들에 의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닭고기 돼지고기등 쇠고기 대체육류의 수요증가로 인한 가격폭등외에 무엇보다도 우유등 낙농제품에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각국에서 젖소의 대량 도살이 이뤄질 경우 유럽전체에 우유 아이스크림등 낙농제품들의 역내 자급자족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라 세계적인 수요공급 질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뼈등에서 추출되는 젤라틴 지방등이 원료로 들어가는 각종 의약품과 비누 립스틱등 화장품시장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호주는 제조국에 상관없이 영국소를 원료로 한 모든 화장품과 의약품의 수입금지조치를 내리고 수입품을 모두 수거키로 결정했으며 유럽화장품산업협회는 회원사들에 관련제품을 전량 수거토록 지시했다.
광우병 파동은 자칫 국제 외교분쟁으로 비화될 소지도 안고 있다. 호주와 아르헨티나는 영국정부가 광우병 대책으로 30개월이상된 모든 쇠고기의 국내 유통을 금지, 영국에 수출되는 자국산 쇠고기도 그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난폭한 조치』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일부 중동부 유럽국가들은 모든 서유럽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자칫 동·서간의 경제외교전쟁도 우려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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