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물 제작 등 방송계 샛별로”/김일성사망후 서방기자론 첫 방북도이신경씨(28)는 캐나다 방송계의 내일을 이끌어갈 젊은 인재로 꼽히는 한인교민 1.5세이다. 그는 91년 사스케추완주 리자이나대학을 졸업하고 토론토로 온뒤 잠시 신문사 방송국을 오가며 일하다 「남의 말을 듣기 싫어」 일찌감치 독립 프로덕션을 차렸다. TV 라디오용 다큐멘터리물을 제작, 캐나다 국영방송 CBC등에 공급하고 인쇄매체에 글을 쓰기도 하는 전천후 프리랜서로 뛰고 있다.
서른도 안된 나이에 일찌감치 「프리」를 선언하고 나선 그의 행동이 결코 객기만은 아님은 작품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도 한인교민가정을 소재로 이민가정 구성원들이 안고 있는 세대차와 이질감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작품이 CBC를 통해 전파를 타 시청자들 사이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씨는 때로는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내가 글을 쓰거나 방송물을 제작하는 것은 누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집어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내 역할이죠』라고 당당하게 말할만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94년 8월 북한 주석 김일성의 사망직후 CBC라디오방송의 주선으로 서방기자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3주동안 방문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당찬 성격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북한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도 『북한은 온통 허위로 가득찬 나라』라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지난 여름에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19년만에 처음으로 모국을 찾았다. 이씨의 눈에는 한국사회 역시 마냥 장밋빛으로 비쳐지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부유해졌지만 국민이 어딘가 모르게 선진국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한해 사이로 남북한을 찾았던 그는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써 올 가을에 출간할 예정이다.
이씨는 현재 다음 다큐멘터리물을 위한 준비 작업중이다. 토론토 인근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셰익스피어 연극제의 제작과정을 필름에 담는 것이다. 그에게 이번 작업은 이민사회의 테두리를 넘어 주류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토론토지사=문효민 기자>토론토지사=문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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