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못담을 흑색·음해성 루머/후보 상호보복 형식 “이전투구”선거전이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흑색선전과 음해성 루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확실한 근거 없이 이뤄지는 이른바 「하더라」식 폭로전은 상대방의 경력 시비에서 개인신상 여성편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상대방 흠집내기는 한사람에 그치지 않고 상호간에 보복 형식으로 가열돼 선거문화를 퇴행시키고, 유권자들의 정치냉소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후보는 유세시간의 절반 이상을 상대후보 비방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유세장 곳곳에 흑색선전·비방꾼을 심어 일반유권자들 사이에 루머를 퍼뜨리기도 한다.
31일 서울의 한 합동유세장에선 한 청중이 「K후보는 알코올중독자다. 어제밤에도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큰 싸움을 벌였다」는 비방을 하다가 상대후보 지지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K후보측은 『상대측이 정략적으로 비방꾼을 동원해 음해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후보는 거의 유세시간 내내 상대후보를 헐뜯는 발언만 해 선관위의 제지를 여러 차례 받았다.
대구의 한 선거구에선 무소속의 모후보에 대해 「후보는 깡패출신이며 부인은 다방마담이었다. 아침저녁에 피를 토하고 있어 곧 쓰러질 것」이라는 악성 루머가 나돌아 이 후보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상대후보의 이름으로 유권자의 불괘감을 자아내 반사이익을 챙기는 고전적인 「매터도」 전략도 여전하다. 상대후보 이름으로 돈봉투를 돌린 후 잘못 주었다며 회수해가거나, 심야에 전화를 걸어 상대후보 흑색선전을 늘어놓거나, 유세장에서 상대후보 이름으로 가짜 식권이나 싸구려 선물을 돌리는 등의 행위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같은 비방·흑색선전은 선거열기가 가열되면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호비방과 인신공격을 않기로 신사협정까지 맺었던 서울의 한 선거구에선 최근 한 후보가 먼저 이를 위반했다며 다른 후보들이 흠집내기를 벼르고 있다.<최윤필·김관명 기자>최윤필·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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